가정글씨체첩
우리나라에 전래되는 고전 명문 중에서 가려 뽑은 구절들을 이각경의 궁체 글씨로 정리한 책으로, 책머리에 붓대 잡는 법과 글씨 쓰는 법을 설명했다. 해방을 맞은 지 얼마 안 되어 한글의 원상 회복과 언어 생활의 질서 확립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때였으므로, 이 책의 출간은 향후 을유문화사의 출판 정신을 대변하는 초석이 되었다. 1946년 2월 1일 발행.
어린이 주간지 「주간 소학생」,「월간 소학생」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주간 잡지. 1946년 2월 11일 창간되어 1947년 4월까지 통권 45호를 내고, 5월 1일자로 발행된 46호부터는 월간으로 전환했다. 이 잡지는 코주부 김용환과 김의환 형제, 동요작가 권태응, 동요와 동시로 유명한 김요섭의 작품이 게재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최남선이 창간한 「소년」 이후 한국 소년 잡지의 명맥을 이어간 「소학생」은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로 79호를 끝으로 종간되었다.
초창기 어린이 도서
을유문화사의 초창기 출판물 중에는 다양한 어린이용 도서가 있었다. 이 책들은 자회사격인 '아협'이라는 명의로 발행되었다.
해방공간의 문학 - 시, 시조, 수필
1946년 상반기 출판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정지용의 『지용시선』, 박두진 · 박목월 · 조지훈 등 3인의 공동 시집 『청록집』, 그리고 신응식의 『석초시집』이었다. 이 세 권의 시집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학사에 나타난 서정시의 가장 중요한 흐름을 대표하는 책들로서, 을유문화사가 문학 출판의 메카로도 이름을 떨치는 시초가 되었다. 그중 『청록집』은 한국 현대시의 큰 수확으로 꼽히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방공간의 문학 - 소설
시집 출판에 이어 1946년 9월 첫 번째 소설집으로 허준의 『잔등』이 출간되었으며, 11월에는 당대 최고의 작가인 상허 이태준의 장편소설 『사상의 월야』가 출판되었다. 이어 김동리의 『무녀도』, 염상섭의 『삼대』 등 걸출한 업적들을 남겼다.
한국전쟁 이후의 문학
을유문화사는 한국전쟁으로 유무형의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큰사전』의 간행 사업을 비롯, 조선문화총서와 을유문고 등의 출간이 중단되었으며, 다수의 필자들이 납북되거나 월북하여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문학서들이 출간되어 전란에 지친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 주었다.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염상섭의 『취우』, 선우휘의 『불꽃』 등이 이때 출간되었다.
조선문화총서
우리나라 고유 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발휘, 천명하여 새로운 민족 문화 창조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해방 직후부터 국학계의 권위 있는 학자들을 총동원, 우리 문화 각 방면에 걸쳐 최고 수준의 학문적 연구를 선보인 ‘조선문화총서’는 한국 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1947년 4월에 손진태의 『조선민족설화의 연구』를 시작으로 한국전쟁 때까지 총 12집을 발행했으며, 전후 ‘한국문화총서’로 이름을 바꾸어 발간을 계속했다.
한국문화총서
한국전쟁으로 중단되었던 ‘조선문화총서’는 1954년 ‘한국문화총서’로 이름을 바꾸어 이인영의 『한국만주관계사의 연구』와 이홍직의 『한국고문화론고』를 시작으로 출간을 재개했다. 조선 초기의 북방 개척과 이민, 그리고 만주 지역과의 교류를 다룬 『한국만주관계사의 연구』는 관련 분야 저술로는 처음이어서 출간 의의가 컸다.
조선말큰사전
1947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해 첫째권이 출간된 이래, 한국전쟁으로 지체되었다가 1957년 완간되었다. 우리나라 출판사상 초유의 대역사로 일컬어지는 사전이다. 순우리말, 한자말, 외래어, 관용어, 사투리, 은어, 곁말을 비롯해 고유명사, 전문어, 제도어, 고어, 이두 등을 수집해 국어로 뜻풀이를 한 이 사전은 B5판 양장본 3,804쪽, 올림말 164,125개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이다. 원고 작성 기간만 28년에 편집 기간은 11년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