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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41

젊은 의사의 수기, 모르핀

Zapiski iunogo vracha, Morfii

미하일 불가코프 , 이병훈

248쪽, B6, 12,000원

2011년 03월 05일

ISBN. 978-89-324-0371-7

이 도서의 판매처

젊은 시골 의사의 진료실에서 벌어지는 감동의 이야기들 국내 처음으로 번역되는 불가코프의 데뷔작이다. 7편의 연작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젊은 의사의 수기』는 실제로 의사로 활동했던 불가코프 자신의 체험이 녹아 들어가 있다. 의대를 방금 졸업한 신참 의사는 기차역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벽촌에 배치된다. 그 지역에 의사라고는 자신 한 명뿐이다. 경험이 없는데, 조언을 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약이나 달라는 환자에게 수술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수술을 책에서나 봤을 뿐이다……. 젊은 의사는 매일 눈앞이 캄캄해지는 상황과 만나고, 의사가 되려 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저주하면서 하루 백 명의 환자를 진찰한다.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 찬 불가코프의 초기 걸작. “나는 감격스럽게 외래 환자 등록대장을 펼치고 한 시간 동안 이리저리 따져 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계산을 마쳤다. 저녁 이 시각까지 1년 동안 나는 1만 5613명의 환자를 받았다. 내가 치료한 입원 환자는 약 2백 명이고, 그중 오직 여섯 명만 목숨을 잃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이 진술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함께 수록된 『붉은 관 - 질병의 역사』와 『모르핀』 역시 작가의 의사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다. 『모르핀』은 『젊은 의사의 수기』와 동일한 화자가 등장하지만, 별개의 작품으로 취급되는 것이 보통이다. 청년 의사가 한 번 진통제로 주사해 본 모르핀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그래프까지 그려 보이며 의사다운 냉철한 눈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역시 작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불가코프는 당초 『의료인』이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이 작품들을 책으로 묶어 낼 계획이었지만, 이 구상은 결국 생전에는 실현되지 않았다. 신변의 위협 때문에 미출간 원고들조차 불태워 버려야 할 정도로 절박했던 작가의 사정이 원인이었으리라 추측된다(불멸의 명성을 획득한 “원고는 불타지 않는 것이다”라는 경구는 그런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 이 작품들이 러시아에서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은 작가가 사망한 지 20년이 훨씬 지난 1960년대 중반의 일이었다. 이때도 『모르핀』 등은 수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읽어 보려는 사람은 문서 보관소에서 해당 잡지를 찾아보아야 했다. 외국에서만 출간되었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비롯하여 불가코프의 모든 작품들이 온전한 저작집으로 러시아에서 출간된 것은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인 1989년의 일이다. 젊은 의사의 희망과 두려움, 실수와 승리를 그려낸 진정한 드라마…… 감동적인 걸작이다.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불가코프가 쓴 모든 것을 읽자. 그것이 나의 조언이다. 그의 인간성과 아이러니, 그의 통찰력과 심오함에 흠뻑 빠져 보자. - 쥐트도이체 차이퉁 젊은이의 성숙을 묘사한, 군더더기는 없으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소설. - V. S. 프리체트 익살맞은 웃음을 선사하는 매혹적인 작품. - 선데이 타임스
젊은 의사의 수기
수탉을 수놓은 수건
주현절의 태아 회전술
강철로 된 목
눈보라
칠흑 같은 어둠
사라진 눈[眼]
별 모양의 발진

붉은 관 ― 질병의 역사
모르핀


해설: 러시아 문학 ‘의사 작가’의 계보와 불가코프
판본 소개
미하일 불가코프 연보

저자

미하일 불가코프

미하일 불가코프 Mikhail Bulgakov
체호프의 뒤를 잇는 ‘의사 작가’이자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인 불가코프는 1891년 키예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키예프 신학교 교수였다. 키예프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그는 1916년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스몰렌스크와 키예프에서 의사로 활동했다. 그가 의사 일을 그만둔 이유는 러시아가 혁명의 폭풍 속에서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혁명이 일어나자 그에 반대하는 백군에 가담했고, 내란이 종식되자 모스크바로 옮겨 와 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의 데뷔작인 연작 소설 『젊은 의사의 수기』(1925~1927)나 중편 소설 「모르핀」(1927)은 의사로서의 경험이 십분 발휘된 작품들이다. 불가코프는 이들 작품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처음 현장으로 나간 젊은 의사들이 어떻게 의료 현장에서 적응하는지, 실제 수술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약물 중독의 정신적 피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의학적 세계관과 사회 개혁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심도 있게 묘사했다. 의학 잡지에 연재했던 이 소설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은 작가가 사망한 지 수십 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불가코프는 소설가로서뿐만 아니라 희곡 작가로도 화려한 자취를 남겼다. 그는 장편 소설 『백위군』을 각색한 희곡 「투르빈가의 나날들」을 1926년 모스크바 예술 극장에서 상연했다. 1936년에는 희곡 「몰리에르」를 같은 극장에서 초연했으며 고골의 희곡 「검찰관」, 「죽은 혼」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불가코프의 희곡은 초연될 때마다 세간의 논쟁거리가 되었다. 그것은 그의 작품이 상징성이 강한 대사를 통해 전체주의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했기 때문이다. 원했던 서방으로의 망명도 허락되지 않고, 작품 발표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코프는 1940년 48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사망했다.
불가코프는 20세기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한 편인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유작으로 남겼다. 작가는 이 장편 소설에서 창작의 자유마저 탄압했던 스탈린 체제를 풍자적으로 비판했다. 여기서 불가코프는 “원고는 불타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창작의 자유를 억압해도 예술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불가코프는 환상 문학의 대가이지만, 그의 데뷔작 『젊은 의사의 수기』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담담한 문체로 지금도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는 명작이다.

역자

이병훈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러시아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아주대학교 기초교육대학 강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주대학교 의대에서 ‘문학과 의학’을 강의하고 있기도 하다. 저서로는 『모스끄바가 사랑한 예술가들』, 『백야의 뻬쩨르부르그에서』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벨린스키 비평 선집 『전형성, 파토스, 현실성』(공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