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가와바타 야스나리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1899년 오사카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두 살과 세 살 때 잇달아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열 살 되던 해 누나를 잃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열다섯 살에 조부마저 잃어 완전한 고아가 되었다. 이후 그의 작품을 평생 따라다닌 고아 의식과 죽음의 그림자는 이런 개인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제국대학 영문과에 진학한 이듬해 가와바타는 『초혼제 일경(一景)』(1921)이 호평을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1920년대는 요코미쓰 리이치(橫光利一) 등을 중심으로 한 신감각파가 일본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했을 때였다. ‘신감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구시대의 상투적인 형식과 내용을 비판하는 이 젊은 작가 그룹에서, 가와바타는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자연주의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기성 문단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신감각파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순진하게 있는 그대로 토로하는 방식을 벗어나 감각의 효과를 통해서 감성을 자극하고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가와바타는 『이즈의 무희』(1926), 『설국』(1935~1947), 『천 마리 학』(1952), 『산소리』(1949~1954), 『호수』(1954)와 같은 수많은 명작을 발표했으며, 1968년 일본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일본인의 심성의 본질을 매우 섬세한 표현으로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것이 수여 이유였다. 스웨덴에서 행한 수상 기념 강연의 제목은 ‘아름다운 일본의 나 - 그 서설’인데, 26년 뒤 오에 겐자부로는 이에 대립하는 ‘모호한 일본의 나’라는 제목의 수상 강연을 한 것도 유명하다.
1970년 펜클럽 대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던 가와바타는 1972년 가스 자살로 그 생애를 마감했다. 사고라는 설도 있다.
역자
신인섭
건국대학교 일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홋카이도 대학 문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목포대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건국대학교 일어교육과 교수이며, 동 대학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장이다. 주요 저서로 『일본근현대문학의 명암』, 『아시아와 디아스포라』(공저), 『동아시아의 문화 표상』(공저), 옮긴 책으로는 『산소리』(가와바타 야스나리), 『동시대 게임』(오에 겐자부로), 『소설론』(가메이 히데오) 등이 있다. 「일본 근대 지식인들의 근대상 - 근대소설 속의 일본, 아시아 유럽/아리시마 다케오의 경우」 등의 연구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