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세계문학전집_36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
Moskva-Petushki
저자
베네딕트 예로페예프
1938년 극권의 콜라 반도에서 태어났다. 모스크바 대학 재학 중이던 1957년, 그는 교련 수업 불참을 이유로 제적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콜롬나에서는 식료품 상점 짐꾼, 모스크바의 체레무슈키 건설 현장에서는 석수장이의 조수, 블라디미르에서는 난방공, 오레호보주예보에서는 경찰서 당직 근무자, 브랸스크에서는 사서, 자폴랴리예에서는 지구물리학 학술 탐험대의 표본 수집가, 고리키 주 드제르진스크에서는 모스크바-베이징 간 고속도로 건설의 시멘트 담당자로 일하는 등 수많은 직업을 거쳤다. 가장 길게 몸 담았던 것은 통신 분야로 그는 탐보프, 미추린스크, 옐레츠, 오룔, 리페츠크, 스몰렌스크, 리트바, 벨로루시 등지에서 케이블 설치 작업을 하며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의 글쓰기는 다섯 살 때부터 시작되었다.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첫 번째 글은 1956년부터 1958년 사이에 쓰인 『정신병자의 수기』로, 그의 작품들 중 가장 길고 가장 부조리하다. 1962년에 쓴 「복음」은 ‘러시아 실존주의의 창세기’, ‘뒤집힌 니체’로 평가받기도 했다. 60년대 초반 예로페예프는 노르웨이인들, 즉 함순과 뵈른손, 입센에 대한 논문들을 써 투고했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1970년 그는 당돌하게도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를 썼다. 한 달 보름 만에 완성된 이 작품은 소련 지하 출판물 사상 최고의 인기작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식 출판은 1973년 이스라엘에서가 처음이었고 이후 1976년 프랑스어판, 1978년 독일어판, 1980년 영어판이 출판되면서 현대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72년에 쓴 소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원고가 전해지지 않는다. 이후의 작품들은 로자노프에 관한 에세이와 몇몇 소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출판되지 못했다.
「발푸르기스의 밤 혹은 기사단장의 발걸음」이라는 5막 비극을 발표한 1985년, 그는 후두암에 걸렸고, 1990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하여 쿤체프스크 묘지에 묻혔다. 모스크바의 ‘투쟁 광장’에는 그의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를 기리는 두 남녀의 조각상이 서 있다.
역자
박종소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어문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로 『한 단계 높은 러시아어 1, 2』, 번역서로는 바실리 로자노프의 『고독』,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아저씨의 꿈』,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악에 관한 세편의 대화』, 베네딕트 예로페예프의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열차』,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우리 짜르의 사람들』 등이 있으며 공역으로 『말의 미학』, 『무도회가 끝난 뒤』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