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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4

골짜기의 백합

LE LYS DANS LA VALLEE

오노레 드 발자크 , 정예영

420쪽, B6, 12,000원

2008년 07월 20일

ISBN. 978-89-324-0334-2

이 도서의 판매처

발자크의 대표작이자 이후 거의 모든 프랑스 연애 소설에 영향을 준 명작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억압받고 애정에 굶주렸던 펠릭스. 그는 모르소프 부인을 보자 참을 수 없는 격정에 휩싸이고, 그녀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바치게 된다. 또한 어린 시절 역시 불행했던 그녀가 동병상련을 느끼며 마음의 문을 열고 그를 모성애로 감싼다. 하지만 펠릭스는 결국 플라토닉한 사랑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본능적인 욕망에 못 이겨 파리에서 레이디 더들리와 관능적인 사랑에 빠지는데...... 『골짜기의 백합』은 발자크가 36세에 집필한 소설로서,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90여 편의 방대한 『인간극』 중에서 이 소설은 그의 대표작으로 떠오르게 되었으며, 플로베르의 『감정교육』에서부터 지드의 『좁은 문』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문학사의 주요 걸작들의 모델이 되었다. 발자크의 낭만적 성향이 최고도로 발휘된 이 작품은 플라토닉한 연애 소설이자 한 인간의 내적 성숙을 묘사한 성장 소설이며, 왕정 복고기의 사회와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묘사한 사회 소설이기도 하다. 결말부의 거듭되는 반전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독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사회에 나서는 펠릭스를 위해 모르소프 부인이 쓴 당부의 편지(본문 170~190페이지)는 이 소설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당대 현실과 사회의 보편적 원리에 대한 발자크의 날카로운 통찰을 드러내고 있다. 모르소프 부인이 단지 연애 드라마의 주인공일 뿐 아니라 높은 수준의 지성의 소유자임을 알려 준다.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이런 입체적인 모습이 리얼리즘 소설의 거장으로서 발자크의 흔들리지 않는 평가를 유지하게 하는 비결일 것이다.
골짜기의 백합


해설: 오노레 드 발자크의『골짜기의 백합』
판본 소개
오노레 드 발자크 연보

저자

오노레 드 발자크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이자 ‘현대 소설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프랑스의 대문호. 1799년 투르에서 자수성가한 부르주아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젊은 어머니는 자식에게 무관심하여, 그는 가정의 사랑을 별로 받지 못하고 자랐다. 발자크는 어린 시절 과도한 독서로 인한 건강 악화로 집에서 1년간 요양한 후 중학교를 거쳐 소르본 법대에 입학했다. 이후 여러 변호사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했는데 이때의 경험은 뒷날 그의 소설에 활용되었다. 공증인이 되기를 희망하던 부모의 뜻과 달리 독립하여 파리의 한 다락방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발자크는 1819년 집필한 희곡 「크롬웰」을 선보였으나 이를 읽은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인 앙드리외로부터 작가의 꿈을 접으라는 충고를 받기도 했다. 10년 뒤인 1829년 발자크는 첫 작품인 『마지막 올빼미당원』을 출간했으며, 20여 년간 초인적인 집필 능력으로 방대한 전집 <인간극(La Comédie Humaine)>을 창조해 나갔다. 제목이 보여 주듯 단테의 『신곡』에 필적하면서 동시에 프랑스와 호적부와 경쟁한다고 호언할 정도로 당대 사회를 총체적으로 보여 주려는 계획이었다. 1850년 발자크는 오랜 연인이었던 한스카 부인과 고대하던 결혼식을 올린 지 두 달 뒤 서거했다. 그의 죽음으로 애초에 의도한 130여 편이 아닌 90여 편의 장편소설로 마감된 <인간극>은 미완에 그쳤으나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업적으로 남았다.
<인간극>에서 ‘사생활 장면’에 속하는 『결혼 계약』(1835)과 『금치산』(1839)은 풍속 소설가로서 발자크의 강점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국내 초역이다. 발자크 소설의 주요 테마인 돈과 민법을 다루는 두 작품은 가족 간의 돈 문제에 법이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소송대리인 사무실과 공증인 사무실에서 서기로 일한 바 있는 발자크는 결혼과 지참금, 상속과 유언 등에 관한 계약서 뒤에 숨어 있는 인간의 고통과 절망, 탐욕과 야심을 예리하게 포착해 낸다. 이 두 작품은 무엇보다도 돈의 이해관계로 얽힌 욕망이 꿈틀거리는 세상을 정밀하고 냉혹한 시선으로 분석하는 대문호 발자크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걸작이다.

역자

정예영

서울대학교 불문과와 동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했다. 2005년 파리 8대학에서 「발자크의 『인간극』 에서의 이미지의 정신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 불문과 교수이다. 논문으로는 「발자크와 20세기 음악」, 「환상문학을 둘러싼 해석들-모파상의 『오를라』를 중심으로」, 「발자크의 『양피 가죽』에서의 우연과 놀이」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골짜기의 백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