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로베르토 볼라뇨
수전 손탁이 “그 세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존경받은 작가”라고 부른 로베르토 볼라뇨는 1953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청소년 시절 가족과 함께 멕시코로 이주한 뒤, 학교를 그만두고 독서에 열중했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칠레 사회주의 정부를 돕고 싶어 귀국했는데, 한 달 만에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바로 체포되었으나 학창 시절 동기인 간수의 도움으로 8일 만에 석방되어 멕시코로 돌아갔다. 시를 발표하며 아프리카, 유럽을 방랑했다. 그는 시가 자신의 본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된 시기를 전후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소설에 손을 대게 되었다. 이후 내놓는 소설들은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고 볼라뇨는 라틴아메리카의 젊은 작가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볼라뇨는 2003년, 50세라는 아까운 나이에 간부전으로 사망했다.
볼라뇨는 무리 속에 섞이지 않는 작가였다. 기성 문단의 권위나 내부 정치 같은 문제에 무관심한 그는 거리낌 없이 마르케스를 “수많은 대통령과 대주교들을 안다는 것을 기뻐하는 남자”라고 조롱하고, 동포인 이사벨 아옌데를 “형편없는 엉터리 작가”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가 죽기 직전, 세비야에서 열린 작가 대회에서 한 작가는 볼라뇨의 공헌을 요약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가 더 이상 유토피아를 믿지 않을 때, 낙원이 지옥의 다른 이름이 되었을 때 우리 앞에 나타났다. 정치적이지만 개인적이고 신비스러운 그의 책은... 위대한 라틴 아메리카 작가가 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다.”
역자
김현균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호세 에밀리오 파체코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교수로 있다. 논문으로 「『의심스러운 해협』: 상호 텍스트 전략과 과거의 현재적 읽기」, 「니까노르 빠라의 시에 나타난 시적 자아에 관한 연구」, 「페르난도 솔라나스의 <남쪽>: 기억의 문화와 새로운 국가의 지도 그리기」, 「한국 속의 빠블로 네루다」, 「라틴아메리카 비교문학의 동향과 전망」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차이를 넘어 공존으로』(공저), 『환멸의 세계와 매혹의 언어』(공저), 『인어와 술꾼들의 우화』, 『히스패닉 세계』(공역),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천국과 지옥에 관한 보고서』, 『빠블로 네루다』(공역), 『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공역), 『아디오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