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세계문학전집_15
로르카 시 선집
저자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20세기 스페인이 낳은 가장 사랑받은 시인인 로르카는 1898년 초등학교 여교사인 어머니와 부자 농군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라나다 대학 문과를 다니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고, 동시에 음악가 마누엘 데 파야에게 기타와 피아노를 배웠다. 그러나 곧 피아니스트의 꿈을 버리고 시에 전념하게 되었다. 스무 살인 1918년 시적인 산문집인 『풍경과 인상들』을 출간하고 마드리드에서 대학 공부를 계속했다. 이때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시인 에밀리오 프라도스, 호세 모레노 비야를 만나 친구가 되었다. 1920년 최초의 극작품 「나비의 저주」를 무대에 올리고 실패를 맛 본 뒤, 1921년 첫 시집 『시 모음』을 출간했다. 1928년 『집시 이야기 민요집』으로 스페인 국가 문학상을 받으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1929년의 미국 여행 체험은 시집 『뉴욕에 온 시인』의 집필로 이어졌다. 스페인 공화국이 수립되자 로르카는 자신의 극단을 조직하고 전국을 순회했다. 연극은 그의 시들 못지않게 대성공을 거두었다.
로르카 자신은 이데올로기를 의식하지 않았고 작품에 특별한 정치색을 입히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의 친구들 몇 명이 공산주의자들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우익 민병대에 대한 조롱은 내전으로 치닫는 스페인 정세에서 그의 목숨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1936년 위험을 느낀 로르카는 마드리드를 떠나 고향 그라나다로 내려갔다가, 내전 발발과 함께 체포된 뒤 총살되었다. “소련의 스파이”라는 죄목이었다.
로르카는 이상하리만큼 인기가 있었다. 특히 그가 『집시 이야기 민요집』을 내고 스페인 국가 문학상을 받으면서부터 인기가 대폭발하였다. 로르카의 비극적 죽음은 그의 시를 미국에서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인의 위치로 올려는 데, 그리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젊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막상 로르카의 좋은 시들은 시인의 설명처럼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 가득 차 있다.
역자
민용태
1943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서반아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페인 메넨데스 펠라요 국제대학, 한국외대, 고려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고려대 명예 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스페인 문학 탐색』, 『라틴아메리카 문학 탐색』, 『서양 문학 속의 동양을 찾아서』, 『스페인 중남미 현대시의 이해』, 『스페인 중세 황금 세기 문학』, 옮긴 책으로 마르케스의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네루다의 『마추삐추의 산정』, 파스의 『태양의 돌』, 세르반테스의 『기발한 시골 양반 라 만차의 돈 끼호떼』 등이 있다. 1968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이래, 『시간의 손』, 『시비시』, 『나무 나비 나라』 등의 한국어 시집과 A Cuerpo Limpio (맨몸으로), Tierra azul (푸른 대지), Isla (섬) 등의 스페인어 시집이 있다. 한국시문학상과 마차도(Machado)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