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루쉰
중국이 낳은 세계적 대문호인 루쉰은 청조가 쇠퇴하던 1881년에 태어나서 봉건 왕조가 붕괴하는 과정을 목도하며 격랑 속에서 유소년기를 보냈다. 그는 1902년 일본에 유학하여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 질병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서양 의학을 공부하여 중국에 현대적 의술을 전하고자 했으나 의술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는 국민의 의식을 개조하는 것이 더 절실함을 깨닫고 의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문학으로 전향했다. 1909년 일본에서 귀국한 그는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계몽 사상을 가르치다 이듬해 신해혁명으로 중화민국이 수립되자 교육부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당시 천두슈 등이 전개하던 계몽주의 운동에 참가하여 문학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1918년 마침내 중국에서 최초의 현대 소설 「광인일기」를 발표하면서 계몽주의 작가로 문단에 등단하여 중국 현대문학의 선구자로 현대 문학계를 이끌었다. 1920년 베이징대학과 베이징사범대학의 초청으로 대학 강단에 나가 소설 과목을 강의하였으며, 1921년 12월에는 베이징 『신보(晨報)』에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아큐정전(阿Q正傳)」을 연재하여 독서계에 선풍을 일으켰다. 1922년 그 동안 발표했던 소설들을 엮어 제1소설집 『납함』을 출판했으며, 1923년에는 그 동안 대학에서 강의하던 내용을 엮어 『중국소설사략(中國小說史略)』을 출판했다. 이 저서는 루쉰이 오랫동안 고전 소설을 수집하여 현대의 서지학적 방법으로 분류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저술한 최초의 현대적 소설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1926년 제1소설집 이후에 발표한 소설들을 엮어 제2소설집 『방황(彷徨)』을 출판했다. 그해 베이징 정부는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진압할 능력이 없자 봉천군벌을 불러들여 지식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하자 많은 지식인들이 베이징을 떠났다. 루쉰도 그해 가을에 베이징을 떠나 샤먼에 갔다가 광저우를 거쳐 상하이에 정착했다. 이 무렵 상하이 문단에는 소련의 프롤레타리아 문학이 들어와서 많은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었다. 루쉰은 문학은 정치와 연계되면 참다운 문학이 될 수 없다고 문학의 정치성을 반대했다가 젊은 좌익 문인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30년에 그 자신이 좌익작가연맹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만년에 그는 고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써서 죽기 전에 제3소설집 『고사신편(故事新編)』을 엮었다. 그 밖의 저술로는 시산문집 『야초(野草)』, 산문집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朝花夕拾)』, 잡문집 『열풍(熱風)』 등이 있다. 1936년 10월 19일 상하이에서 세상을 떠났다.
역자
김시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대만대학 중국문화연구소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저서로 『중국현대문학사』, 『중국현대문학론』,『중국당대문학사조론연구』, 『중국당대문학사』, 『모시연구』, 『한반도와 중국3성의 역사문화』(공저), 『반도와 만주의 역사문화』(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노잔유기』, 『루쉰 소설선』, 『리가장의 변천』, 『샤오얼헤이의 결혼』, 『중국현당대산문선』, 『안자춘추』, 『대학 중용』, 『소동파시선』, 『고문진보 후집』, 『초사』, 『벽위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