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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6

시인의 죽음

詩人之死

다이허우잉 ,임우경

844쪽, B6, 15,000원

2008년 08월 20일

ISBN. 978-89-324-0336-6

이 도서의 판매처

중국 문화 대혁명의 뒤안길을 담은, 중국 현대 휴머니즘 문학의 대표작 『시인의 죽음』은 다이허우잉과 저명한 시인 원졔(聞捷) 간의 비극적인 사랑이 바탕이 되었다. 이 작품에는 작가 자신의 개인사가 진하게 투영되어 있다. 일찍부터 당과 마오쩌둥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가지고 시대의 나팔수 노릇을 담당한 다이허우잉은 문화 대혁명이 일어났을 때는 상하이작가협회 혁명지도소조에 서열 4위로 참여했다. 당과 혁명에 대한 그녀의 충성은 가히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다이허우잉은 일반 당원으로도 인정받지 못했다. 우파로 몰린 가족들과 그녀 자신이 보여 준 우경 착오가 이유였다. 게다가 다이허우잉은 자신의 존엄과 개성을 중시했다. 그런 모습은 그녀를 늘 개인주의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다이허우잉이 남들보다 더 많이 ‘노동 개조’ 처분을 받은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이허우잉은 혁명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의식적으로 저버리지는 않았다. 자기 안의 모순과 불안은 그저 자신의 문제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원졔와의 연애 사건은 그러한 신뢰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15세 때 혁명에 투신한 원졔는 16세 때 동료들과 함께 국민당에 체포되었다가 공산당의 비밀스런 지도에 따라 전향서를 쓰고 풀려났다. 훗날 이 일은 원졔를 국민당 첩자로 의심받게 했고, 두고두고 그를 괴롭혔다. 다이허우잉은 1968년 원졔가 격리 심사를 받을 때 심사조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이때 다이허우잉은 원졔의 인품과 문학에 남다른 감명을 받았고, 혁명의 채찍에 휘둘려 그의 가족이 파괴되는 것을 보면서 점차 그를 동정하게 되었다. 후에 5.7 간부 학교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져 마침내 당에 결혼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당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을 ‘계급투쟁의 새로운 동향’으로 파악했고, 이에 호응한 노동자 선전대는 혁명을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정치적 비판 대회까지 열었다. 결국 원졔는 분에 이기지 못해 자살했고, 그 충격으로 다이허우잉마저 몸져누웠다. 나중에 문화 대혁명을 주도한 극좌 4인방 내부의 파벌 싸움에 두 사람의 연애 사건이 교묘하게 이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이허우잉은 더욱 경악했다. 이는 다이허우잉으로 하여금 혁명과 인간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하게 했다. 다이허우잉은 이때의 상처를 『시인의 죽음』으로 형상화했다. 주인공인 샹난은 당과 혁명에 대한 낙관적 신뢰에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반혁명분자로 몰려 고통스런 대가를 치른 다이허우잉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인물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히 작가의 수기 정도로 여긴다면 오산이다. 여기에는 역사의 격랑을 통과한 지식인들의 운명과 고뇌가 샹난 외에도 여러 인물들 속에 분산 투사되어 있다. 감정과 의리를 중시하여 스스로 우경이 아닌지 자주 회의해야 했던 샹난, 정치적 야심으로 가득한 돤차오친, 순응적인 유뤄빙, 올곧은 지쉐화, 툭 하면 동료를 물어뜯는 펑원펑, 선량하지만 가까운 동료를 비판할 수밖에 없었던 왕유이, 남편에게 반동으로 비판받고 이혼당하는 루원디, 순진한 혁명 열정을 간직한 샤오징과 유윈, 이와 아울러 수없이 자행된 탄핵과 광기와 자살. 이는 문화 대혁명을 관통한 지식인들의 생생한 역사적 자화상과도 같다. 혁명의 끝자락에서 다이허우잉이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다이허우잉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혁명일진대, 자신들의 혁명은 오히려 인간의 인간다움을 박탈하고 모든 것을 ‘계급성’으로 대체해 버렸다고 보았다. 혁명은 그 자신들의 목표인 인간을 궁극적으로 소외시켜 버린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이허우잉은 이념 이전에 인간성으로 돌아갈 것을 호소했다. 혁명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이러한 성찰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정치화’가 아닌 ‘정치의 인간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제1장 특별 심사조 조장과 그녀의 심사 대상
계속되는 풍파, 불안한 유뤼빙
우웨이의 꿍꿍이
'자매' 사이의 갈들
위쯔치의 집을 샅샅이 수색한 우웨이
유윈의 집으로 간 샤오징
한밤중에 샹난을 찾아간 유윈
샹난은 어떻게 임무를 완수했나?
샤오징을 만난 위쯔치
루원디에게 보낸 샹난의 첫 번째 편지
샹난의 편지를 받지 못한 루원디

제2장 '외양간'의 나날들
노동자 선전대의 진주
샹난에게 '뜨개질 교본'을 부친 루원디
마다하이에게 '첫인사'를 한 평원평
위쯔치의 시계를 고쳐 준 마다하이
쫓겨나는 마다하이
'외양간'으로 쫓겨난 샹난
샹난의 '검은 배후'로 지목된 위쯔치
자센주를 혼내 준 청쓰위안
루원디에게 보낸 샹난의 두 번째 편지

제3장 인생철학
빈하이로 온 루원디
된차오췬의 철학
된차오췬의 집에 놀러간 샹난
위쯔치에게 배우자를 소개한 청쓰위안
평원평과 지쉐화
위쯔치의 네 가지 경사
쟈센주의 모험
물의 부력
위쯔치의 속마음
루원디에게 보낸 샹난의 세 번째 편지

제4장 사랑의 속삭임
샹난의 편지를 함께 본 원디와 즈융
위쯔치의 비밀을 들통낸 왕유이
위쯔치를 비판한 샹난
위쯔치를 놀라게 만든 샤오하이의 시
위쯔치의 집에 간 샹난
샹난과 샤오하이
저승에서 맞이한 지 교수 부부의 결혼 40주년
'두꺼비 정신'을 배우기로 한 지쉐화
루원디에게 보낸 샹난의 네 번째 편지

제5장 사회관계와 여론의 작용
"고추장이 왜 달죠?"라고 ?U는 왕유이
스즈비의 거짓말
리융리의 '계급 분석법'
리융리를 탄복시킨 된차오췬
위쯔치의 꿈
된차오췬과 산좡의 출중한 연기
된차오췬,리융리,유뤄빙의 기막힌 협동
'중요 임무'를 완수한 쟈센주
루원디에게 보낸 샹난의 다섯 번째 편지
위쯔치의 휴가를 막은 리융리

제6장 '전면 독재'와 혼인의 자유
'무산 계급 사령부'의 지시를 내린 다화챠오
시험에 직면한 왕유이의 당성
위쯔치 일가의 즐거운 양력설
기습 공격에 성공한 리융리
유뤄빙,리융리,된차오췬의 3인극
샹난과 위쯔치:"이건 다화챠오의 의견이에요"
위쯔치에게 두 갈래 길을 제시한 리융리와 유뤄빙
루원디에게 보낸 샹난의 여섯 번째 편지
위쯔치 최후의 선택

제7장 우리의 관심은 현재와 미래
늦어 버린 루원디
유서,유품,고아
스즈비의 선언
샹난,루원디,된차오췬의 서로 다른 길
우리의 관심은 현재와 미래

에필로그
작가 후기

해설: 문화 대혁명기 중국 지식인들의 역사적 자화상
판본 소개
다이허우잉 연보

저자

다이허우잉

중국 현대 휴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인 다이허우잉은 1938년 중국 안후이성 잉상현의 작은 시골에서 가난한 상점 점원의 딸로 태어났다. 상하이의 화동사범대학 중문학부를 나왔고, 1960년부터 상하이작가협회 문학 연구소에 배속되어 문학 활동을 했다. 일찍부터 ‘작은 박격포’라는 별명을 얻었을 만큼 열혈 공산당원이었으며, 문화 대혁명 초기에는 좌경 편향 사상을 가지고 반란 운동에 참여했다. 1960년 상하이작가협회의 자산계급 수정주의 문예 노선 비판 대회에서는 ‘문학은 인간학’이라며 인도주의 사상을 주장하던 스승 쳰구롱(錢谷融)을 다음과 같이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나는 선생님을 좋아하지만 진리를 더 좋아한다.”
그러나 ‘검은 시인’으로 지목된 원졔와의 사랑이 정치적 비판에 직면하고 끝내 원졔의 자살로 끝나면서 다이허우잉은 외부 활동을 접고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문화 대혁명 이후 인도주의로 전향한 다이허우잉은 상하이대학에서 문예 이론을 담당하며 창작에 몰두했으며, 『시인의 죽음』, 『사람아 아, 사람아』, 『하늘의 발자국 소리』 등의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상흔 문학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중단편 소설집 『부드러운 쇠사슬』, 『추락』, 장편 소설 『잊어지지 않는 과거』, 『풍수의 흐름』, 『허공의 네 거리』, 『분열』이 있다. 1996년 고향 은사의 손자에게 살해되었다.

역자

임우경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성문학이론연구소 회원이며, 2008년 현재 베이징 칭와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국의 식민지 근대와 여성 공간』(공저), 『중국 문화의 주제 탐구』(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제국의 눈』(공역)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세기말 중국 사상계의 분화: 자유주의를 중심으로」, 「여성과 민족/국가 상상」, 「민족의 경계와 문학사 쓰기: 타이완의 신문학사 편찬과 장애령 연구」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