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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홀리데이

Billie Holiday

도널드 클라크 , 한종현

760쪽, A5변형, 32,000원

2007년 12월 30일

ISBN. 978-89-324-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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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홀리데이의 삶은 매우 어둡다. 이미 생전에도 그녀는 마약 중독으로 유명하였고, 선정적인 언론들은 그녀를 음악가라기보다는 흥미로운 기사거리로 취급하였다. 따라서 그녀의 삶을 편견 없이 재구성하겠다는 지은이 도널드 클라크가 다음과 같은 고민에 빠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 책의 집필을 시작하면서 나는 이 우상에 흠집을 내는 짓을 애써 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734페이지)

빌리 홀리데이는 재즈라는 울타리를 넘어 20세기 최고의 여가수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재즈와 대중 음악 전반에 걸쳐 그녀의 목소리는 측량하기 어려운 크기의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대부분 신화화된 빌리 홀리데이의 이미지이며, 그녀의 삶의 색깔이 어두웠던 것 못지않게 그녀 삶의 많은 부분이 어둠 속에 묻혀 있기도 하다.
지은이 도널드 클라크는 철저한 자료 고증과 1970년대부터 빌리 홀리데이의 지인들에게 행해진 인터뷰 녹음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그들은 유년기, 홍등가에서 보낸 시절, 뉴욕에서의 성공, 44세에 맞이한 비극적인 최후 등 그녀의 삶의 각각의 단계에서 자신이 보았던 것을 회고하고 있는데, 이 귀중한 자료를 활용한 전기는 이 책이 처음이다. 지은이는 그들의 말에서 허구와 사실을 분리해 내고, 『북리스트』가 찬양했듯이 ‘사나움과 연약함, 철없음과 우아함, 놀라운 강인함을 고루 갖춘 홀리데이의 모순적 인간상을 깊은 동정과 존경을 가지고 편견 없이 그려냄으로써’ 빌리 홀리데이 전기의 정본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헤로인 중독자로서 빌리 홀리데이는 죽을 때까지 반평생을 온전하지 않은 정신으로 살았다. 그녀가 그처럼 마약에 매달린 것에는 그녀가 근본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한 타입이었다는 것과, 어린 시절 당한 폭행으로 자기 존중감을 가질 수 없었고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없었다는 이유가 제시된다. 그녀가 인간 대신 의지하기로 했던 대상이 바로 마약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빌리 홀리데이라는 구체적 인물의 진실이라기보다는 편리한 설명에 불과할 것이며, 지은이가 성실하게 수록하고 있는 관련 인물들의 엇갈린 증언들은 알기 어려운 인물이었던 그녀가 사람들에게 불러일으킨 복잡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지은이는 자기가 말하는 것보다는 증인들이 말하게 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런 전략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클라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뷰는 너무나 귀중한 자료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것은 1970년대 초, 불발된 빌리 홀리데이의 전기를 위해 생존해 있던 지인들과의 면담을 통해 수집된 것으로, 이들이 대부분 사망한 지금 결코 나올 수 없는 자료들이다. (클라크는 집필 당시 이 증언들을 ‘맞춰보기 위해’ 90년대에 생존자들을 다시 인터뷰했다.) 이것들에 조금이라도 더 지면을 할애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클라크는 판단했던 것 같다. 이렇게 해서 나타나는 것은 빌리의 삶뿐 아니라 20세기 전반기 미국의 생생한 사회상이다. 둘째로 클라크는 공정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는 빌리에 대해 단언하기보다는 독자가 문제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도록 조금씩 관점이 다른 증언들을 병렬하는 쪽을 택한다. 셋째로 클라크는 빌리 홀리데이를 둘러싼 분위기를 가능한 한 거기서 통용되던 말 -- 흑인의 언어 -- 그대로 제시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이러지 않는다면 그가 아무리 빌리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 한들 독자들이 생생한 느낌을 가질 기회가 사라질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번역자의 고심은 <옮긴이 인터뷰> 참조.)
빌리 홀리데이가 미국 문화에 그토록 중요한 인물이었던 만큼, 이 전기에는 수많은 전설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루이 암스트롱과 듀크 엘링턴, 베니 굿맨과 존 해먼드, 마일즈 데이비스와 프랭크 시내트라, 윌리엄 포크너와 오손 웰스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어떻게 빌리 홀리데이와 엮이고 작용하는지 살펴보는 동안 독자들은 미국 문화, 인종주의, 쇼 비즈니스 전반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머리말
초판 머리말
신판 머리말

1. 아프리칸-아메리칸 민족
2. 볼티모어
3. 포인트
4. 할렘
5. 레코드 데뷔와 아폴로 극장의 대성공
6. 테디 윌슨 시대
7. 잠들지 않는 거리
8. 빅 밴드와의 동행
9. 1937~1939: 이상한 열매
10. 전시(戰時)
11. 영욕의 시간
12. 전과자
13. 깡패와 베이시스트
14. 마지막 10년의 시작
15. 좌충우돌: 해프닝과 에피소드
16. 운명의 전조(前兆)
17. 레이디 데이의 장대한 몰락
18.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여인
19. 코다: 시대의 우상 빌리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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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도널드 클라크

도널드 클라크는 1940년 위스컨신 주 케노샤에서 태어났다. 10년간 자동차 공장에서 일한 뒤 위스컨신 대학에 진학했고 1973년 초등학교 임시 교사 자리를 얻어 영국으로 건너갔다. 당초 10주로 예정되었던 체재 기간은 25년으로 늘어났고 그동안 클라크는 존경받는 음악 저술가로서 자신의 명성을 확립했다. 언론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던 이 책 『빌리 홀리데이』 역시 그간의 산물이다.
1998년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이 책의 신판 머리말에 언급된 주소지인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살았다. 2003년부터 그는 아내와 함께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살고 있다. 그의 아내 에니아 클라크는 정원과 조경 분야에서 이름난 저술가이다.
도널드 클라크의 다른 책으로는 『펭귄 대중 음악 백과사전The Penguin Encyclopedia of Popular Music』(1989, 1998 제2판), 『대중 음악 흥망사The Rise And Fall of Popular Music』(1995), 『전부 아니면 무(無): 프랭크 시내트라의 삶All Or Nothing At All: A Life of Frank Sinatra』(1997)가 있다.

역자

한종현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 대학가에서 음반점과 음악 카페를 운영했다.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재즈북 - 래그타임부터 퓨전 이후까지』, 『빌리 홀리데이』, 『레드 제플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