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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 Story-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마리안네 보이헤르트, 마리아-테레제 티트마이어 , 김재혁

216쪽, A5변형, 9,000원

2003년 11월 05일

ISBN. 89-324-6097-3

이 도서의 판매처

자연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시와 산문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이 마음 말로 표현할 길이 없어 자연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말과 상형문자를 당신께 보내드리니 우리를 사랑하는 자연의 마음으로 미루어 나의 사랑을 헤아려 주오." 

 

이 글은 괴테가 1799년 바이마르 시절에 자신의 정신적 후견인이었던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에게 꽃 한 다발을 보내면서 적어 보낸 구절이다. 여기서 괴테가 꽃을 '자연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상형문자'라고 비유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제각각 자신의 고유한 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인지 사람들은 종종 '꽃'이라는 상징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이처럼 인간의 역사와 함께 삶의 기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일깨워 주는 꽃의 신비로움은 세기의 문호들을 만났을 때 비로소 내재된 고혹적인 향기를 발산하게 된다. 프리드리히 실러는 꽃을 '생명의 꼭대기'라고 노래했고, 마르틴 발저는 어스름한 저녁녘에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스쳐 지나간 미지의 아름다운 여인을 '제비꽃'으로 비유했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에서 장미꽃을 이기적이고 허영심 강한 존재로 표현했으며, 헤르만 헤세는 꽃을 비롯한 모든 자연을 인생의 굴곡을 노래하기 위한 소재로 사용했다. 그리고 우리는 김춘수의 <꽃>과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읽으면서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낀다. 이렇게 예로부터 인간에게 사랑받아온 꽃들의 언어로 풍성하게 채워져 있는 책이 바로 이다. 동서양을 초월한 세계 유명 작가들의 엄선된 작품 수록 "꽃을 노래하는 것은 인생을 노래하는 것이다." 마리안네 보이헤르트는 각각의 꽃에 알맞은 시와 산문들을 잘 뽑아서 꽃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를 독자가 잘 헤아릴 수 있도록 했다. 

 

괴테나 실러, 헤르만 헤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브레히트, 뒤마 같은 유럽의 유명 작가뿐만 아니라 우마르 하이얌, 소세키, 신토쿠 같은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의 작품까지 망라하여 꽃을 보는 동서양의 시각을 한데 모아 놓았다. 꽃을 노래하는 것은 인생을 노래하는 것이다. 자연의 최대 선물인 꽃을 노래하면서 우리는 시공을 초월하는 인간의 기본 정서, 기쁨과 슬픔, 열정과 고독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 괴테의 <들장미>에서는 소녀를 장미에 비유해 시적 형상화를 이루어 내고 있는데 지금 읊어 보아도 여전히 가슴을 울리는 구석이 있다. 

 

들장미 -요한 볼프강 괴테 

한 소년이 한 떨기 장미를 보았네, 

들에 핀 장미를, 

갓 피어난 장미는 새아침처럼 아름다웠네, 

소년은 얼른 달려가 가까이서 보았네, 

소년의 눈에는 기쁨이 가득 고였네. 

장미여, 장미여, 새빨간 장미여, 

들에 핀 장미여. 

소년이 말했네: 난 널 꺾을 테야, 

들에 핀 장미야! 

장미가 말했네: 난 널 찌를 테야, 

네가 날 영원히 기억하도록 말이야, 

그래, 난 가만있지 않을 테야. 

장미여, 장미여, 새빨간 장미여, 

들에 핀 장미여. 

거친 소년은 들에 핀 장미를 꺾고야 말았네, 

장미는 저항하며 찔렀지만, 

입에선 아얏 신음소리만 나왔을 뿐, 

그냥 꺾이고 말았네. 

장미여, 장미여, 새빨간 장미여, 

들에 핀 장미여. 

 

이밖에도 장미에 관한 작품은 라우프셔, 클라우디우스, 레나우, 릴케, 슈티프터, 뫼리케 등 매우 다양하다. 인간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아름답고 숭고한 '꽃'의 세계에 투영된 인생의 여러 가지 편린들을 모아놓은 를 통해 우리는 달콤쌉싸름한 삶의 모습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서른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와 절묘한 조화 마리아-테레제 티트마이어의 수채화는 은은하고 고고하면서도 섬세한 감각으로 이 책의 품위를 한층 높여 주었다. 꽃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화가의 그림은 마치 실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생하고 싱그러운 윤기가 흐르고 있어 감상자로 하여금 자연의 로맨틱한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매력이 있다. 

 

그녀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꽃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말한다. "한 송이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꼭 하나의 얼굴과 개성이 느껴지는 것만 같지요. (중략) 꽃들은 아름다운 생김새와 색깔로, 그리고 매혹적인 향기로 우리 인간들에게 언제나 기쁨을 선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꽃을 다른 사람들에게 즐겨 선물하는 겁니다. 꽃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시로 노래하면, 영원히 시들지 않고 우리에게 끝없이 기쁨을 줄 수 있지요. 나는 꽃들의 본질과 영혼을 포착하여 그림으로 보여주려고 많은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머리말

1. 꽃이 있는 풍경

오래된 정원은 언제나 생명으로 가득하고(후고 폰 호프만스탈)
"아, 내 어찌 그대를"(무명씨)
은방울꽃(에스터 갈비츠)
동백꽃(요하네스 트로얀)
이른 봄(카를 알폰스 마이어)
제비꽃(요한 볼프강 괴테)
성금요일(헤르만 헤세)
제비꽃(로버트 발저)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이 동방의 에덴에"(창세기)
꽃가지(헤르만 헤세)
봄이로구나(에두아르트 뫼리케)
나무들(헤르만 헤세)
나는 찾았네(요한 볼프강 괴테)
"미나리아재비들아"(요한 볼프강 괴테)
미나리아재비-내가 가장 사랑하는 꽃(베니텐 폰 아르님)

2. 내 마음속의 작은 정원

그 한가운데에 이젤을 세워놓고 앉아 있고 싶어요(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새해 첫날엔 튤립처럼"(우마르 하이얌)
훌륭한 술탄 술레이만(마리안네 보이헤르트)
튤립-자연의 시(츠비크니에프 헤르베르트)
매발톱꽃(테오도르 폰타네)
"보라, 이 꽃들을"(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족의 서열(모리츠 폰 슈트란츠)
엘리자베트와 그녀의 정원(엘리자베트 폰 아르님)
"길가엔 철쭉꽃들"(사이러스 아타바이)
헌신(폴터 브라운)
철쭉꽃 이야기(마리안네 보이헤르트)
화원(베르톨트 브레히트)
"땅거미 지고"(기카쿠)
노년(소세키)
"비 내리는 흐릿한 날"(신토쿠)
양귀비(루트비히 울란트)
잠-양귀비(라이너 마리아 릴케)
여름(게오르크 트라클)
양귀비(파울 첼란)
참으아리(배리 프레트웰)

3. 꽃들은 조용히 피어나

"꽃들은 조용히 피어나"(요한 볼프강 괴테)
"이 찬란함, 이 환호성"(카를 아돌프 라우프셔)
들장미(요한 볼프강 괴테)
장미 덤불(헤르만 클라우디우스)
먼 그대에게(니콜라우스 레나우)
"장미여, 너 군림하는 존재여"(라이너 마리아 릴케)
장미 정원(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자 어서!(에두아르트 뫼리케)
디기탈리스(요하네스 트로얀)
나의 빨간 디기탈리스가 하얗게 피었네(요하네스 로트)
"푸른 알프스의 등허리엔"(카를 베른하르트 트리니투스)
말레이꽃(호르스트 자울)
난초(마리안네 보이헤르트)
"그대는 가장 드높은 것"(프리드리히 실러)
사방엔 난초가 덩굴을 이루고(테오도르 폰타네)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프리드리히 실러)
"꽃창포"(카를 푀르스터)
9월 아침(에두아르트 뫼리케)

4. 비밀의 화원에게

여름의 노래(파울 게르하르트)
백일초(헤르만 헤세)
가을 풍경(프리드리히 헵벨)
시든 꽃잎(헤르만 헤세)
지아비꽃(A. 풀다)
"너희 사랑스런 장미여"(요한 볼프강 괴테)
인디안 섬머(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라이너 마리아 릴케)
숲의 딸 : 크리스마스로즈여(요하네스 로트)
"겨울 땅바닥 속에 잠들어 있는"(에두아르트 뫼리케)
큰 고통을 겪고 난 '1835년' 1월 20일에(클레멘스 브렌타노)
바르바라 축제일의 버들가지(마르틴 그라이프)
"우리는 분주한 존재들"(라이너 마리아 릴케)

해설 : 꽃잎은 떨어져 냇물에 실리고
그림 목록
텍스트 목록

저자

마리안네 보이헤르트

마리안네 보이헤르트는 많은 저술과 잡지 연재, 라디오와 TV 시리즈 물을 통해 꽃 애호가이자 원예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일 상징연구학회(쾰른) 회원이기도 한 그녀는 오래 전부터 식물의 상징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왔다. 저서 <중국의 정원>에서는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꽃들과 이들의 상징적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내 정원에서 만든 꽃다발>로 1984년 독일원예협회서적상을 수상하였다.

저자

마리아-테레제 티트마이어

수채화가인 마리아-테레제 티트마이어 역시 열정에 넘치는 꽃 애호가이다. 특별히 이 책을 위해 예리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식물들의 수채화를 사실적인 필치로 그렸다.

역자

김재혁

김재혁은 고려대학교 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쾰른 대학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릴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독문과에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있다. 1994년 로 등단한 시인이며 시집으로는 가 있다. 그가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릴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