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판까지 출간된 불안에 관한 현대의 고전
융 심리학의 권위자 베레나 카스트 교수가 풀어낸 불안의 본질과 대처법
융 심리학의 권위자이자 심리 치료사인 베레나 카스트 교수의 『불안에 관하여』가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됐다. 원서가 15판까지 출판됐을 정도로 독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책은 우리 마음의 심층을 들여다보며 불안의 본질을 밝히고, 불안에 대처하는 유연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여러 사례를 들며 알기 쉽게 제시해 준다. 불안을 마주할 때 비로소 우리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점점 더 많은 불확실성에 휩싸이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불안을 대면할 힘을 주며,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우리는 불안을 느낄 뿐만 아니라
불안을 마주할 용기를 낼 수도 있다.”
인간은 불안을 안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존재다.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도, 최정상에 오른 사람도,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사람도 각자의 불안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어떤 이는 회피하며 벗어나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결코 자기 자신을 마주할 수 없으며 자신감을 키울 수도 없고 본인이 결정한 것을 수정할 기회도 가질 수 없다. 게다가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또다시 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베레나 카스트는 불안을 회피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마주할 용기를 낼 때 중요한 자기 경험의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또한 불안이 우리의 무엇을 가로막고 있는지, 어떤 가능성을 열어 주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이 책에서 살펴본 모든 대처 형태는 이런 핵심 물음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기 위한 도구”라고 얘기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불안의 본질부터 면밀히 탐구하고 여러 사례를 통해 불안이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지배적인 감정인지, 그런 심리 상태를 처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 준다. 그리고 불안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게 해 주며, 대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원서가 15판까지 출간된 이 책은 ‘우리는 왜 불안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불안은 어떤 가능성을 열어 주는가’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불안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한다.
“불안을 마주하면 그 뒤에 있는
본래적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불안은 고통스러운 감정이다. 불안감이 너무 크면 새로운 시도뿐 아니라, 앞일을 도모하지 못한다. 삶에서 창의력과 자기 효능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불안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왜 불안을 느낄까? 자제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통제력을 잃고 격분에 휩싸였을 때 불안감이 밀려오는 것처럼,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들이 위태로워질 때 불안을 느낀다. 또한 상실이 크거나 실패가 예상될 때 불안을 느낀다. 말하자면 불안은 우리가 현재 위험에 처해 있으며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다. 그렇기에 현재의 불안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만 해도 불안에 대처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이것은 불안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다. 배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불안을 느낄 때는 무작정 억제하거나 외면할 것이 아니라 불안이 우리에게 무슨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 살피고 대처해야 한다. 불안은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려 주는 지표이자 우리를 보호하는 감정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불안 유발 요인과 방어 기제 등 불안을 둘러싼 여러 현상을 설명하면서 불안의 핵심에 다가간다. 특히 풍부한 심리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분리 불안, 공황 장애, 강박 장애 등 불안 장애의 여러 유형을 다루며 우리가 실제로 일상에서 경험하는 불안의 근원을 확인시켜 준다.
“자신의 불안을 마주할 때 비로소 무엇을 바꿔야 할지
분명해지고 무엇이 우리를 떠받치는지도 깨달을 수 있다.”
불안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인 만큼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례가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아이를 키우거나 가르치는 분들은 3장이, 갑자기 불안감이 커진 분들은 4장이, 인간관계가 중요한 시기인 젊은 분들은 ‘친밀함에 대한 불안’을 다룬 5장이 특히 와닿을 듯하다. 이 책은 이렇듯 삶의 굽이굽이에서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주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의 말처럼 “불안은 희망 속에서 익사한다.” 저자는 희망을 향한 결단은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며, 이것은 불안해서 위축되는 대신에 불안해도 삶을 설계하려는 작업이라고 얘기한다. 또한 이런 작업을 통해 온갖 장애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기본 태도가 자라날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기본 태도를 갖출 때 비로소 불안을 마주하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삶의 길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