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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127

선택적 친화력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장희창

460쪽, 128*188mm, 15,000원

2023년 06월 30일

ISBN. 978-89-324-0520-9

이 도서의 판매처

“증오는 편파적이지만 사랑은 더욱더 편파적이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탐구한 애증과 욕망

『선택적 친화력』은 소설가로서 완숙기에 접어든 대작가가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욕망에 관한 비가라 할 수 있다. 원래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에 삽화처럼 들어갈 짧은 이야기였지만 괴테는 “소재가 너무나도 의미심장하고, 마음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장편으로 개작해 발표하게 된다. 작품의 제목인 ‘선택적 친화력’은 두 물질이 서로 만나 상호작용하여 선택에 따라 새롭게 결합하는 현상을 뜻하는 화학 용어다. 괴테가 당시 과학계에서 주목받던 이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소설 속 주인공인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뒤흔드는 대위와 오틸리에, 네 남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기에 적절했기 때문이다. 도덕에 따라 본능을 억제하려는 샤를로테와 대위, 자연스러운 열정을 탐하는 에두아르트와 오틸리에의 인연은 마치 화학 원소들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비극을 향해 치닫는다.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파괴적이고 맹목적인 애정을 제어하려는 사회 제도 사이에서 그들의 불안정한 관계는 끊임없이 요동친다. 욕망과 관계에 대한 괴테의 냉철한 통찰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서는 오랫동안 독일 고전을 국내에 소개해 온 장희창 교수가 괴테의 문체를 최대한 살려 원전에 가깝게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역자의 고심은 제목에서부터 드러난다. 이 작품은 그동안 국내에 ‘친화력’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지만 원서의 본래 뜻을 충실히 살리자면 ‘선택적 친화력(Wahlverwandtschaften)’이 보다 적합한 표현이다. 제목에 이미 ‘선택(Wahl)’이란 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우연적인 요소가 모두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선택’이라는 단어를 배제하면 괴테가 쓰고자 했던 본래 의미가 일부 반감될 수 있다. 


정원과 놀이를 통해 그려 내는 
당대 미학의 집성체 

이 소설은 괴테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써 내려갔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추상적 이념보다는 구체적인 삶과 경험에서 진실을 보고자 했던 대문호는 문필가이자 자신의 비서였던 요한 페터 에커만과 나눈 대화에서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단 한 줄도 들어 있지 않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처럼 어떤 의미에서는 괴테 자신이라고도 볼 수 있는 『선택적 친화력』에 등장하는 다양한 서사 기법은 저자가 경험했던 생의 여러 순간을 다각적으로 보여 주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로 등장하는 「놀라운 이웃 아이들」의 이야기나 오틸리에의 일기, 에두아르트의 편지 등은 보다 입체적으로 등장인물과 사건을 바라보게 만든다. 
  잘 가꾸어진 정원과 성 아래 펼쳐진 장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듯, 이 작품은 독자에게 그 시대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선명한 감각을 선사한다. 괴테가 이 소설을 집필하던 당시에는 루소 등의 영향으로 자연 그대로의 삶을 동경하는 것이 유행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는 『선택적 친화력』에도 영향을 끼쳐 소설 속의 정원은 주요 인물들이 각자의 이상을 드러내는 공간이자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는 주요 무대가 된다. 
  건축기사가 설계한 그림들과 샤를로테의 친딸인 루치아네가 집으로 돌아온 뒤 벌이는 귀족들 간의 그림자놀이 또한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잘 보여 준다. 여러 장원으로 몰려다니며 유흥을 즐기는 귀족들의 모양새나,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변장해 무도회에 등장하는 루치아네의 취향 등은 다소 우스워 보이면서도 독특한 귀족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처럼 한 시대의 사회·문화적인 흐름을 촘촘하게 묘사하고 있기에 『선택적 친화력』은 오늘날 독일 최초의 사회 소설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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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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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도덕적 편견 저 너머에서 사랑과 용기를 설파하는 괴테의 실험 소설
판본 소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연보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9년 8월 28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 요한 카스파르 괴테와 카타리나 엘리자베트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법률가이자 황실 고문관으로 엄격한 성격이었고, 시장의 딸인 어머니는 명랑하고 상냥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부친의 감독 아래 가정 교사에게 교육을 받았으며, 라이프치히대학에 입학하여 법학, 철학, 의학을 수강했으나 무절제한 생활로 인해 병을 얻고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왔다.
법학 석사 학위 시험을 치른 뒤 배심 재판소에서 변호사 일을 시작했지만 본업보다는 문학에 더 힘을 쏟았다. 1772년 제국 고등 법원의 실습생으로 베츨러에 머무르며 『젊은 베르터의 고통』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문단에 이름을 떨쳤다. 1775년에는 카를 아우구스트 공작의 초청을 받아 바이마르로 갔다가 그곳에서 체류하기로 결심하고, 바이마르 공사관의 추밀 참사관으로 임명되었다. 이후 여러 공직을 맡아 정치적으로 치적을 쌓는 한편, 지질학・광물학・식물학 등 자연 과학 연구에도 몰두하였다. 1788년 루돌슈타트에서 처음으로 프리드리히 폰 실러를 만난 이후 친교를 이어 갔고, 실러가 발행하는 『호렌』지에도 관여하며 굳은 우정을 맺었다. 이 우정은 1805년 실러가 한창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또한 에어푸르트와 바이마르에서 나폴레옹을 여러 차례 접견하기도 했다. 1819년에는 걸작 가운데 하나인 『서동시집』을 출간했다.
대작 『파우스트』를 완성한 이듬해인 1832년 3월 22일 타계한 괴테는 왕실 묘지에 있는 실러의 관 옆에 안치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 시대』,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 『선택적 친화력』, 『로마 비가』, 『에그몬트』, 『토르콰토 타소』, 『헤르만과 도로테아』, 『시와 진실』, 『이탈리아 기행』, 『색채론』, 『서동시집』 등이 있다.

역자

장희창

독일 문학 번역과 고전문학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고전잡담』 『장희창의 고전 다시 읽기』 『춘향이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가 있고, 번역한 책으로 괴테의 『파우스트』 『색채론』 『선택적 친화력』, 에커만의 『괴테와의 대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게걸음으로』 『양파 껍질을 벗기며』 『암실 이야기』 『유한함에 관하여』, 후고 프리드리히의 『현대시의 구조』, 안나 제거스 『약자들의 힘』, 카타리나 하커의 『빈털터리들』, 베르너 융의 『미학사 입문』, 크빈트 부흐홀츠의 『책그림책』, 레마르크의 『개선문』 『사랑할 때와 죽을 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