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철학부터 현대 분석철학까지 서양 철학사의 지평을 넓힌
20세기 대표 지성 버트런드 러셀의 인생 역작
서양 철학계의 고전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인 버트런드 러셀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철학이 사회 공동체의 삶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며, 철학자가 사회·문화적 환경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러셀은 철학과 정치, 사회 환경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는지를 조망하면서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재치와 유머를 가미해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단조로운 철학서와 달리 읽기 쉬우면서도, 날카로운 비판력과 통찰력을 보여 주고 있다.
러셀은 이 책에서 2500년 동안 발전해 온 서양 철학에서 일관된 철학적 주제를 하나하나 찾아내 흥미진진하게 논의한다. 그러나 어떤 철학자도 단순히 숭배하지 않고 분석적 방법을 적용하여 신랄하게 비판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명료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러셀에게 철학은 분석적 방법을 통해 확실한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저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는 세밀히 조사하면서 동시에 기초 원리를 끈질기게 검토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이 과정에서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철학 논조가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되는 것은 러셀의 탁월한 문장력 덕분이다. 이를 증명하듯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는 여전히 이 책이 철학 분야의 명실상부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독자 서평을 보더라도 쉽게 읽힌다는 호평이 많다.
무엇보다 수학의 방법, 대상, 명제 등에 관해 철학적 고찰을 연구하는 수리철학자이기도 했던 러셀이 다분히 문학적인 글쓰기를 선보인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는 그가 어떤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진정한 의미의 지성인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그의 경계를 넘는 지성을 높이 평가한 미국의 철학자 시드니 훅은 러셀을 가리켜 50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칭하기도 했다. 특히 러셀의 여러 저서 가운데 『러셀 서양철학사』는 1950년에 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 선정 이유로 인용되기도 했던 만큼 지적이면서도 문학적인 저자의 필력을 대표하는 저서라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수학적 정의를 연상시키는 엄밀함과 논리, 이를 표현하는 풍부한 문학적 비유와 은유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러셀 서양철학사』 3판은 기존 하드커버판보다 판형을 줄여 휴대성을 보완하면서도 양장 제본으로 책의 소장 가치를 고려했으며, 그간 발견된 일부 오탈자를 바로잡고 본문의 글자 크기 및 행간, 여백 등을 조절해 가독성을 높였다. 독자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이 책을 통해 러셀의 해박한 지식과 자유로운 해석, 명료한 비판을 곱씹으면서 철학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의 기념비적 명저
『러셀 서양철학사』 국내 독점 출간
이 책은 크게 '고대 철학', '가톨릭 철학', '근현대 철학'으로 구성되었다. '고대 철학'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피타고라스와 에피쿠로스학파, 스토아 철학 등 소크라테스 시대 이전과 이후의 사상 흐름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그리스 문명의 발흥을 시작으로 아테네, 스파르타, 헬레니즘 세계, 로마 제국 등의 영향과 문화를 들려준다. 러셀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철학은 정념을 중시하고 종교에 몰입하는 경향과 경험을 중시하고 합리주의를 내세우는 경향으로 나뉘며, 두 경향이 그리스 문화를 지배했다. 그리고 후자의 경향은 중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다가 근대 철학에서 되살아난다. 말하자면 철학을 탄생시킨 그리스 문명은 중세 그리스도교 문명의 출현에도 일조했으며, 르네상스 운동의 원동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근대 철학의 사상적 원류다.
'가톨릭 철학'에서는 교부 철학과 스콜라 철학을 중심으로 교회 철학의 성립과 전개 과정을 살펴보고 유대교의 발전, 교황 체제의 성쇠, 이슬람교 문화와 철학 등을 다룬다. 당시 가톨릭 철학은 유럽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했으며, 가톨릭교회 내부에서 일어난 정통 신앙과 이단 사상의 충돌은 가톨릭 제도 개혁의 계기인 동시에 종교 개혁의 발단이 되었다.
'근현대 철학'에서는 데카르트, 로크, 칸트, 공리주의, 논리 분석철학 등 주요 인물과 사조를 살펴보면서 르네상스, 근대적인 과학 발전, 종교 개혁, 자유주의, 낭만주의, 19세기 사상 등을 덧붙여 당대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알려 준다. 러셀은 근현대 철학을 주관주의를 극단까지 밀고 나가거나 주관주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결과물로 보았다. 물론 근현대 철학에 담겨 있는 계몽철학과 실증주의, 공리주의, 낭만주의도 다루고 있다.
이처럼 서양 철학사 전반을 논하는 이 책은 주요 학설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명한 지성인들의 대표적 중심 사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