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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예술의 거장_

짐 모리슨

제리 홉킨스, 대니 슈거맨 , 김경진

608쪽, 130*187, 27,000원

2020년 06월 30일

ISBN. 978-89-324-3144-4

이 도서의 판매처

 

 

짐 모리슨이라는 눈부신 신화와

그 이면의 낯설지만 잊을 수 없는 삶

 

1960년대 후반 미국에 혜성처럼 등장한 록 밴드 도어스는 남달랐다. 일부 평론가들이 그들의 음악을 애시드 록이라고 칭할 때에도 그들은 사랑과 평화로 대표되는 일군의 애시드 록 밴드와 다른 길을 걸었고, 당시 활동 근거지인 로스앤젤레스를 지배하던 포크 록 신과도 거리가 멀었다. 1위 히트곡을 세 곡이나 배출했지만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나 일반 팝 음악과도 공통점이 없었다. 언젠가 프론트맨 짐 모리슨이 말한 것처럼 그들 자체가 낯설지만 잊을 수 없는 세계”, “새롭고 거친 서부를 연상케 하는 세계였다.

 

짐을 필두로 레이 만자렉, 로비 크리거, 존 덴스모어로 구성된 도어스는 늘 음악적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정확히 말하면 짐이 영감을 일으키기 위해 애썼고 밴드가 그의 뒤를 따랐다. 짐은 자기 자신 또는 예술과 타협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어서 그것을 거부했던 사람이다. 누구나 쉽게 뮤즈가 될 수 없으며 작가나 예술가의 힘은 창조뿐 아니라 수용의 역량에 있고, 수용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는 게 예술가의 의무라 생각했다. 갈 데까지 가거나 죽기 살기로 하거나. 밴드는 그러한 짐과 함께 방황했다.

 

이 책은 도어스의 프론트맨 짐 모리슨의 특별한 인생을 담고 있다. 풍족하지만 보수적인 군인 집안에서 성장한 짐은 늘 자기표현에 목말라했다. 어려서부터 시에 빠져들고 영화를 공부한 이유도, 더 나아가 록 밴드를 만들어 마이크를 잡은 이유도 자신을 충족하기 위함이었다. 1960년대 후반 그룹 도어스의 멤버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문학성 짙은 가사, 조각 같은 외모, 파격적인 무대 퍼포먼스를 통해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The End>, <When the Music’s Over>, <L.A. Woman> 등 도어스의 명곡을 장식한 위험하면서도 황홀한 시어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러나 짐은 늘 알코올과 약물에 중독되다시피 하며 아슬아슬한 행보를 이어 나갔다. 시집을 내고, 영상을 만들며, 앨범 작업을 하면서도 늘 이슈메이커를 자처했다. 무엇보다 1969년 마이애미 공연 중 외설 혐의로 체포된 사건은 그를 영원한 문제아로 낙인찍고 만다. 사건의 지난한 소송과 대중의 지나친 관심에 지친 그는 결국 프랑스 파리로 잠시 외유를 떠나지만, 그곳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고 영원한 자유를 맞이하게 된다.

 

음악이 끝나면 불을 꺼

음악은 너의 특별한 친구니까

- <When the Music’s Over>

 

 

주인공을 가장 잘 아는 두 베테랑이 써 내려간

짐 모리슨과 도어스의 모든 것

 

이 전기는 한 시대를 풍미한 어느 불안한 영혼과 그의 예술 세계를 가장 잘 아는 두 전문가가 빚어낸 역작이다. 제리 홉킨스는 롤링 스톤에서 20년간 에디터로 활동한 저널리스트고, 대니 슈거맨은 10대 때부터 도어스 밑에서 일한 매니저 출신 작가다. 이 책에서 제리는 짐 모리슨과 인터뷰한 내용을 본문의 일부로 승화한 한편, 등장인물 중 팬레터를 관리하던 10대 소년 데니 설리번은 나중에 커서 대니 슈거맨이 된다. 제리 홉킨스가 초고를 쓰고 대니 슈거맨이 살을 붙여 완성한 결과물이 바로 이 평전이다.

 

1980년에 처음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쇄를 거듭한 끝에 지금까지 2백만 부 이상 팔렸다. 이는 전해에 개봉한 영화 지옥의 묵시록(1979)에 도어스의 <The End>가 실리고 책 출간과 비슷한 시기에 도어스의 베스트 앨범이 발매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주변 상황 덕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내용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짐 모리슨은 시인을 꿈꾼 록 스타인 동시에 알코올과 약물에 취해 지내던 철부지였다. 그는 멋진 시와 노랫말로 대중을 매혹한 동시에 온갖 기행으로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독자가 짐과 도어스의 음악 세계로 황홀경을 맛보다가도 짐의 만행에 기가 차는 것은 이러한 예측 불가함에서 비롯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짐이 반복한 행위의 온도 차는 결국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한편 이번 한국어판의 원서가 된 1995년도 개정판은 초판에 대니 슈거맨의 머리말과 제리 홉킨스의 맺음말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대니는 짐 모리슨이 좋아하고 영향을 받은 예술가·작가를 언급하면서 짐의 음악과 무대가 갖는 의미를 심도 있게 서술했고, 제리는 짐의 죽음과 관련해 초판에서 제기한 의혹을 새로운 정보와 함께 정리했다. 특히 맺음말에서는 짐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와 친구 앨런 로네이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사망 후, 장례식 전아파트 상황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이와 더불어 짐의 연인 패멀라가 짐과 사별한 후 겪은 일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실망스러운 도어스 영화 이야기까지 아울러 개정판다운완결성을 자랑한다.

 

당신이 의지하는 세상

우리 삶은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

- <Riders on the Storm>

 

 

역자의 풍성한 해설로 깊이를 더한

록 뮤지션의 평전, 나아가 예술인 평전의 바이블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역자 해설 및 후기. 대중음악 평론가이기도 한 김경진 번역자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짐 모리슨의 언어와 도어스의 음악을 친절하면서도 진지하게 설명한다. 특히 도어스가 짐 모리슨과 함께 발표했던 일련의 앨범들을 커버 아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순서는 짐의 평전을 마무리하는 장치로서 더할 나위가 없다. 두 저자 못지않게 도어스의 음악을 아끼는 역자의 애정이 긴 해설 곳곳에서 드러난다.

원서의 초판은 1990년대 초반 여기서는 아무도 살아 나가지 못한다도어스라는 제목을 달고 한국어판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하지만 1995년 개정판이 한국어로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짐 모리슨과 도어스를 둘러싸고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서적이 쏟아져 나왔지만 짐 모리슨의 평전으로서 이 책이 갖는 위상은 절대적이다. 초판이 나온 지 40, 개정판이 나온 지 사반세기가 지난 시점에서 1960년대 록 스타의 평전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는 시대에 뒤처지거나 기적과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땅히 나왔어야 할 위대한 뮤지션의 전기가 이제라도 한국에 제대로 소개된다는 점은 다행인 동시에, 크나큰 축복이다.

 

이게 끝이야, 아름다운 친구야

이게 끝이야, 내 하나뿐인 친구야

우리가 공들인 계획의 끝

인내한 모든 것들의 끝, 끝이야

- <The End>

이 책에 대한 찬사 / 머리말

활시위가 당겨지다
1. 괴짜와 천재 사이 / 2. 준비된 시인

화살이 날다
3. 다른 세계의 문을 열다 / 4. 성공의 달콤한 향기 / 5. 무대 위의 우상 / 6. 축제는 계속된다 / 7. 시인의 꿈

화살이 떨어지다
8. 몰락의 서막 / 9. 혼돈의 록 스타 / 10. 상처투성이 영혼 / 11. 지상의 디오니소스 / 12. 미드나잇 인 파리

맺음말 / 특별 후기 / 감사의 말 / 역자 후기 및 해설 / 찾아보기

저자

제리 홉킨스

1935년 미국 뉴저지주 캠든에서 태어났다. 20년 동안 『롤링 스톤』의 특파원이자 편집자로 있었고 짐 모리슨, 엘비스 프레슬리, 지미 헨드릭스, 데이비드 보위 등 유명 뮤지션들의 전기를 비롯해 3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2018년 태국 방콕에서 8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저자

대니 슈거맨

195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1967년 12살의 나이로 도어스의 웨스트 할리우드 사무실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룹과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짐 모리슨 사후에 도어스의 매니지먼트를 맡았고, 이후 레이 만자렉과 이기 팝의 매니저로 일했다. 자전적 소설 『원더랜드 애버뉴Wonderland Avenue: Tales of Glamour and Excess』로도 잘 알려졌다. 2005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폐암으로 숨졌다.

역자

김경진

대중음악 평론가. 학창 시절 뒤늦게 음악을 듣기 시작해, 핑크 플로이드의 〈Atom Heart Mother〉와 도어스의 〈Not to Touch the Earth〉를 통해 ‘다른 세계’를 경험하며 음악이 전하는 매혹에 빠져들었다. 대학 졸업 후 음반사에 입사하여 국내외 음반 기획과 마케팅을 하며 음악 산업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동시에 음악 평론가·칼럼니스트로서 활동을 펼쳤다. 시대를 넘나드는 음악은 개인의 삶을 지속적인 풍요로움으로 채워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여전히 음악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음악 이야기를 한다. 옮긴 책으로는 『바이닐. 앨범. 커버. 아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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