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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97

작품

L ̓OEUVRE

에밀 졸라 , 권유현

676쪽, 128*188, 18,000원

2019년 05월 30일

ISBN. 978-89-324-0479-0

이 도서의 판매처

  

그 어떤 소설보다 작가 자신의 체험이 담긴 자전적 소설

 

작품은 에밀 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중 유일하게 실제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과 예술 작품을 소재로 한 보기 드문 소설이다. 작가 자신과 폴 세잔이라는, 후대의 최고 작가와 화가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소설은 많은 사람의 흥미를 자아낸다. 이 소설이 발간된 것을 계기로 어릴 적부터 이어 오던 우정이 깨져 버린 졸라와 세잔은 엑상프로방스에서의 학창 시절부터 가까운 친구였고, 그 영향으로 졸라는 화가들의 아틀리에를 출입하기 시작하면서 회화에 관심을 가졌다. 무엇보다 인상파 화가들에게 관심이 컸던 그는 예술가들을 위한 논설을 신문에 기고했는데, 특히 작품속 대작과 유사하게 묘사되는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그린 마네에 대해 적극적인 옹호를 펼쳤다. 이러한 사실들만 보아도 작품은 그 어떤 소설보다 작가 자신의 체험이 담긴 자전적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세잔은 이 책을 헌정받은 후 졸라에게 사무적이고 짤막한 감사의 답장을 보내고는 30년 이상 우정을 지켜 온 친구와 서신은 물론 만남 자체를 끊어 버렸다. 그 후 세잔은 졸라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작가가 몸담았던 파리 예술계를 무대로

실제와 허구를 넘나들며 인상파 화가의 삶을 조명한 걸작

 

에밀 졸라는 자신이 몸담았던 파리 예술계를 무대로 제2제정기를 살았던 예술가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키며 예술 창작의 여러 문제를 심각하고 밀도 있게 부각시키려고 했다. 특히 주인공 클로드 랑티에를 통해 자신이 옹호한 인상파 화가들의 삶과 작품의 탄생 과정을 대변하고자 했는데, 결국 졸라는 예술가들이란 인간으로서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창조 행위에 몸담은 사람들이므로 필연적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 이를 테면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광기에 휩싸였던 주인공 클로드의 시신 아래 쓰러져 처참하게 절규하는 그의 아내 크리스틴의 비참한 몰락은 그림 앞에서 목매달아 죽은 클로드 못지않게 인간 위에 군림하는 예술의 위력을 공포하는 것이다. 이렇듯 작품의 진정한 의도는 모든 예술가가 창작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조명하고자 하는 데 있다.

한편으로 이 소설은 문학으로서의 작품성 또한 뛰어나다고 평가받았다. 에밀 졸라는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소설을 쓰고 싶어 했는데, 실제로 이 소설 안에는 지문을 대신하는 여러 그림에 대한 묘사가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한 편의 대작을 감상하는 기분을 선사한다.

 

줄거리

클로드 랑티에는 당시 미술학교에서 가르치는 화법을 거부한 시대에 앞선 혁명적 화가다. 그는 오직 야외의 살아 있는 빛 아래에 보이는 자연만이 진실한 모습이라 믿고, 그 자연의 정직하고 생생한 모습을 화폭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 나간 진취적인 화가인 그는 동료들에게는 인정받지만, 사회로부터는 매번 버림받고 결국 광기에 휩싸인 채 비참한 생활을 이어 가는데…….

 

판본 소개

루공 마카르 총서(Les Rougon-Macquart)’작품(L’Oeuvre)1886년 일간신문 질 블라(Gil Blas)80회의 연재가 끝난 직후 파리 샤르팡티에 출판사에서 18절판의 491면으로 처음 간행되었다. ‘루공 마카르 총서는 제1제정시대(1830~1848)의 프랑스 사회를 그린 발자크의 인간 희극시리즈를 본떠서 기획한 전집으로, 2제정시대(1852~1870) 루공과 마카르 집안 후손들의 삶을 통해 한 가정의 자연적사회적 역사를 그려 낸 대작이다. 나나, 제르미나르, 대지(大地), 목로주점등 졸라의 걸작은 거의 여기에 들어 있다.

작품다른 루공 마카르 총서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샤르팡티에 총서(Bibliothèque Charpentier)’의 한 권이었다. 인쇄는 파리의 조르주 샤므로 사(Typograghie Georges Chamerot)에서 하였다. 그중 10부는 일본지’, 175부는 화란지로 불리는 고급 종이에 인쇄되었고, 이들로 만든 책에는 모두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작품은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플레야드 총서(Bibliothèque de la Pléiade)’로 발간하는 루공 마카르 총서의 제4(1966)에 앙리 미트랑(Henri Mitterand)의 연구 및 주석 등과 함께 수록된 판본일 것이다. 앙리 미트랑은 이 연구 등에 기초하여 1983년에 그 편집 아래 작품만을 폴리오 고전 총서(folio classique)’의 제1437권으로 별도로 발간하였는데(브뤼노 푸카르(Bruno Foucart)의 서문이 있다), 이 책에는 확정판(Edition établie)’이라고 병기되어 있다. 이 번역은 위 플레야드 총서판을 바탕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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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예술 – 인간이 늘 지고 마는 천사와의 싸움
판본 소개
에밀 졸라 연보

저자

에밀 졸라

1840년 파리에서 태어난 에밀 졸라는 19세기 후반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현실의 충실한 서기(書記)’로 불렸다.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서 두 번이나 떨어진 그는 1862년부터 아셰트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문학과 예술에 관한 글을 신문에 기고했다. 그 후 집필에 전념하기 위해 출판사를 떠난 그는 1867년에 첫 번째 걸작이라 할 수 있는 『테레즈 라캥』을 내놓았다. 이 무렵 그는 유전과 생리학에 관한 글을 읽으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졸라는 과학적 결정론의 토대 위에 19세기 후반 프랑스 사회에 대한 방대한 문학적 벽화를 그려 나갔다. 그것이 『루공-마카르 가』 시리즈다. “제2제정 시대 하 한 가족의 자연적 사회적 역사”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 시대의 온갖 문제가 총망라되어 있다.
한편 졸라를 말할 때면 단연 드레퓌스 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인 「나는 고발한다」에서 이 사건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함으로써 프랑스 전역을 들끓게 했다. 이로 인해 그는 군부에 대한 명예 훼손 혐의로 끝내 정치적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그러나 끈질긴 투쟁 끝에 1898년 드레퓌스가 무혐의로 풀려나고 졸라 역시 파리로 돌아옴으로써 사건은 막을 내렸다. 정의와 양심의 승리를 확인시켜 준 이 사건은 1902년 졸라의 손에 의해 『진실』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이 작품 집필을 마친 뒤 얼마 되지 않아 의문의 가스 질식사로 눈을 감았다.
대표작으로 『테레즈 라캥』을 비롯해 『목로주점』, 『제르미날』, 『작품』, 『나나』 등을 포함한 『루공-마카르 가』 시리즈, 그리고 세기말 종교적·철학적·사회적 결산을 담은 『세 도시』 시리즈와 새로운 사회 구축의 뜻을 담은 『네 복음서』 시리즈 등이 있다. 또한 그는 미술 비평에서도 뛰어났으며, 특히 인상파 화가들을 열렬히 지지했다.

역자

권유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졸라의 L’oeuvre와 인상파 회화의 기법」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마담 드 스탈과 독일체험」의 논문으로 박사의 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대, 이화여대, 가천대, 아주대, 세종대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마담 드 스탈 연구-마담 드 스탈과 독일체험』(2000년, 서울대학교출판부)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장 그르니에와 조르주 페로스의 서간집 『편지·I』을 비롯해 다니엘 미테랑 『모든 자유를 누리며』, 알랭 핑켈크로트 『사랑의 지혜』, 장 기통 『나의 철학 유언』, 마담 드 스탈 『독일론』 및 『코린나』, 테오필 고티에 『모팽 양』, 토마스 뢰머 『모호하신 하느님』, 알프레드막스·크리스티앙 그라프 『제사-하느님을 만나는 자리』, 알렝 마르사두르·다비드 노이하우스의 『약속의 땅-성경과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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