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러다가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대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다면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볼 것이다.”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니체가
내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살뜰한 충고
이 책은 비유와 은유, 상징 등을 많이 사용해 이해하기 어려웠던 니체 철학의 핵심이 담긴 글만 모았다. 이를 통해 독자는 그의 저서를 읽지 않아도 니체의 사상을 쉽게 알 수 있다. 니체는 현대 철학자 중에서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이자 친숙한 인물이다. 니체 철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유명한 명언 “신은 죽었다”라는 말은 들어봤을 정도다. 하지만 알려진 것에 비해 그의 저서를 완독한 사람은 드물다. 그 이유는 니체가 자신의 사상을 함축적인 방식으로 설명한 탓에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니체가 다양한 글쓰기 기법을 활용한 것 역시 그의 저서를 읽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의 저서를 보면 잠언이나 시 형식의 글이 있는가 하면, 논문이나 에세이 형식의 글도 있다. 따라서 특정 장르에 대한 독자의 호불호가 독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니체 자신도 독자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알았던 듯하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보면 “모든 사람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이라는 부제를 달았을 정도다. 『이 사람을 보라』에서는 “나는 읽히지 않는다. 나는 읽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러다 보니 니체의 저작물을 읽다 보면 일종의 오독을 피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오독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취했다. 또한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한 주석을 달아 오독의 가능성을 줄이는 한편 니체 철학의 핵심을 알기 쉽게 도와주고 있다.
이 책에는 니체의 여러 글 중에서 아포리즘만을 선별해 수록했다. 아포리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물을 낯설게 제시해서 다르게 생각하도록 요구한다. 따라서 아포리즘은 다양한 사유 실험에 적합한 방식이다. 그만큼 아포리즘은 니체 철학의 진수라 할 수 있다. 니체가 남긴 대표적인 아포리즘에는 아름다운 명문과 유쾌한 비유, 재치 넘치는 독설 등을 볼 수 있어 어려울 수 있는 그의 철학을 감각적으로 익힐 수 있게 해 준다.
현대 철학을 있게 한 사상가이자
신을 죽인 비범한 인물 니체의 명쾌한 문장들
니체가 남긴 글에는 다분히 철학적인 사상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필요한 충고가 담겨 있다. “직업은 삶의 버팀목이다”, “함께 괴로워할 때가 아니라 함께 즐거워할 때 친구가 생긴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우리의 이웃이 아니라 그 이웃의 이웃이다”와 같은 말은 인간사를 꿰뚫는 날카로운 지성을 보여 준다. 아울러 그의 글은 다분히 신랄하면서도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랑에 빠진 남자를 치유하려면 때로는 도수가 더 높은 안경만으로도 충분하다”라든가, “용기 있는 사람을 설득해 어떤 행위를 하도록 하려면 그 행위를 실제보다 더 위험하게 묘사하면 된다”와 같은 문장들은 재미있으면서도 다분히 현실을 직시하게 해 준다. 물론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러다가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대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다면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볼 것이다”, “그대가 별을 ‘그대 위에 있는 것’으로 느끼는 한 그대에게는 인식하는 자로서의 안목이 부족하다”와 같은 곱씹어 보아야 할 명문들도 가득하다. 이 책에는 다채로운 니체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글이 실려 있어 때로는 독자를 사색하게 만들고, 때로는 독자를 키득거리게 만든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단순히 근엄한 철학자의 모습을 지닌 니체가 아니라 인간미가 느껴지는 멘토 같은 니체를 만날 수 있다.
오늘날 니체는 인간과 세상의 병의 징후를 진단하고 치유하는 의사며, 자신의 도덕 목록을 갖고 웃고 춤추며 건강하게 살기를 가르치는 교육자이자 계몽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자신을 알고 사랑하며 긍정할 줄 아는 건강한 삶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철학의 지평을 열었다. 모든 것을 뛰어넘으며 자신만의 길을 오롯이 갈 것을 주장하는 위버멘쉬 사상은 지금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
프리드리히 니체
독일의 사상가이자 철학자. 1844년 독일 레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5세 때 목사인 아버지를 사별하고 어머니와 누이동생과 함께 할머니의 집에서 자랐다. 1864년 본 대학에 진학하여 신학과 고전문헌학을 공부했으며 1865년 스승인 리츨을 따라 라이프치히 대학으로 옮겼다. 25세의 젊은 나이로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로 임명되었고,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심취함으로써 철학적 사유에 입문했다. 28세 때 『비극의 탄생』을 펴냈는데, 아폴론적인 가치와 디오니소스적인 가치의 구분을 통해 유럽 문명 전반을 꿰뚫는 통찰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879년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재직 중이던 바젤 대학을 퇴직하고, 이후 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요양지에 머물며 저술 활동에만 전념했다. 1888년 말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니체는 이후 병마에 시달리다 1900년 8월 25일 바이마르에서 생을 마감했다. 니체는 “사후, 나는 신화가 될 것이다”라는 예언을 했는데, 이 말은 사실이 되었다. 헤르만 헤세, 앙드레 지드, 프란츠 카프카 등 니체를 선망하는 일련의 작가들이 니체의 사상을 문학으로 형상화하였으며 하이데거와 야스퍼스 등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니체를 실존철학의 시원이라고 주장했다.
저서로는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학』, 『이 사람을 보라』, 『권력에의 의지』 등이 있다.
역자
홍성광
서울대학교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글 읽기와 길 잃기』가 있다. 역서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문장론』, 니체의 『니체의 지혜』·『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덕의 계보학』,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노벨레』·『이탈리아 기행』, 헤세의 『청춘은 아름다워』·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등, 뷔히너의 『보이체크·당통의 죽음』, 토마스 만의 『마의 산』·『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카프카의 『성』·『소송』·『변신』, 실러의 『빌헬름 텔·간계와 사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