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간과해 온 ‘바다와 고기잡이fishing’로 인류를 새롭게 조명한 책” 언론과 학계에서 쏟아지는 찬사들
전 세계에 걸친 고기잡이 역사를 심도 있게 파헤친 아주 알찬 작품이다. 저자는 인류사에서 고기잡이가 농경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폭넓은 시각으로 간파해서 독자에게 명확히 풀어 주었다. 드디어 이런 고고학자를 만나게 되어 반갑다.
- 제임스 C. 스콧(예일대 인류학과 석좌교수)
『피싱』은 가치 있는 책일 뿐 아니라 흥미롭다. 인류 문명이 바다에 어떻게 의존해 식량을 확보했는지 생생하게 보여 준다. (…) 브라이언 페이건이 드디어 역사가를 위한 멋진 도구이자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를 위한 훌륭한 입문서를 쓰는 데 성공했다.
- 「이코노미스트Economist」
너무 얕지도, 너무 깊지도 않은 딱 적절한 학술적 깊이로 (…) 여러 사회의 발전에서 고기잡이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펼친 과정을 흡인력 있게 풀어내 주고 있다.
-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생존을 위해 단순한 기술로 어획하는 것부터 세계적 유통을 위해 저인망 어선 등 고도화된 기술로 남획하기까지 고기잡이는 인류의 경제, 식생활, 제국 등에 두루 영향을 미쳐 왔다. 마지막 남은 야생의 식량원을 렌즈 삼아 들여다보는 인류의 여정이 흥미진진하게 엮여 있다. 인류학, 고고학, 문명사, 역사, 생태학, 인문 등에 두루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볼 만한 필독서다.
- 소피아 페르디카리스(브루클린대 & 뉴욕시립대 대학원 인류학과 교수)
어부와 어부가 잡은 물고기가 없었다면 인류의 문명은 탄생할 수 있었을까?
곡물을 재배하기 전까지 인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식량을 획득하였다. 바로 사냥, 채집, 고기잡이다. 이중에서 사냥과 채집은 인류가 발전하면서 각각 인간에게 길들여진 형태인 목축과 농경에 그 자리를 내 주었다. 하지만 고기잡이만은 200만 년 넘게 식량 획득 수단으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식량원으로서 의존도가 높아졌다.
브라이언 페이건은 “인류가 야생에서 최후에 기댈 만큼 중요한 식량원은 역사적 관점으로 다가가 볼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 이는 우리가 식량원으로서 물고기의 역할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오랜 역사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 하나가 단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잡이를 이끈 어부와 어부 사회는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어부들은 바다에서 쌓은 견문을 가슴에만 묻어 두었고, 무명의 존재로 조용히 살다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어부의 역사를 쓰려면 비전(秘傳)되거나 한정된 출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기잡이 역사의 상당 부분은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과 함께 사라졌다. 어부들은 자신의 운명과 고통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거칠고 걷잡을 수 없는 세계에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사람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는 이유도 바로 “그런 어부들이 현대 세계가 세워지는 데 어떻게 이바지했는지 보여 주고 싶어서”라고 한다.
인류사가 지금껏 놓친 바다와 바다 사람들,
세계 4대 문명 뒤에 숨은 이야기를 만난다
어부와 어부가 잡은 물고기가 없었다면 인류의 문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파라오는 기자(Giza)의 피라미드를 세우지 못했을 테고, 캄보디아의 그 웅장한 앙코르와트 사원도 현재와 같은 위용을 뿜지 못했을 것이다. 페루 북부 연안에 있는 모체(Moche)의 왕들은 연안의 안초비잡이 어부에게 크게 의존했는데, 만약 그 어부들이 없었다면 황금으로 뒤덮인 장엄한 국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초기 문명은 대부분 강어귀, 호수, 연안 아니면 대양에 접근하기 쉬운 자리에서 꽃피었다. 왜냐하면 작은 무리에서 마을, 도시, 제국, 국가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사람들을 먹여 살릴 식량이 중요한데, 강어귀나 호수 등은 어부들이 식량원을 지속적으로 구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시 외곽에서 바닷사람들이 물고기를 대 주지 않았다면 수많은 고대 문명은 아마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피싱』은 취미가 아닌 생존 활동으로서의 고기잡이 역사를 통해 고기잡이가 농경에 필적할 만큼 인류의 문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펼쳤음을 보여 준다.
아무리 고고학계의 거장이라 하더라도 읽고 쓸 줄 모르던 옛 어부들을 파헤치기는 어려웠을 텐데, 80대 노(老)학자는 평생에 걸쳐 세계의 주요 유적을 둘러보고, 고고학, 인류학, 역사, 해양생물학, 고기후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고기잡이 역사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바다와 고기잡이’라는 새로운 렌즈로 인류의 역사가 그동안 놓친 이야기를 세상에 선보이며 말한다.
“나는 내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평생에 걸쳐 이 책을 작업해 왔다. 어부와 배들 근처를 평생 맴돌면서 나의 뇌리 한 편에서는 이 이야기를 엮으려고 조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 이 책은 고고학 및 역사부터 고기잡이 전략, 고기잡이용 덫, 연체류 채집 같은 신비한 세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다소 비학문적 분야를 두루두루 바탕으로 삼았다. 이런 자료를 재료로 삼아 복잡하게 뒤얽힌 역사의 퍼즐을 짜 맞추는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웠다.”
농경과 목축이 인간의 정착을 이끌었다면
고기잡이는 교역·탐험·이동하는 삶을 자극했다
인류사에서 농경과 목축이 인간에게 정착 생활을 부추겼다면 고기잡이는 탐험, 교역, 항해 등 인간의 이동 생활을 자극했다고 할 수 있다. 물가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은 물고기나 조개 등 바다 식량원이 고갈되거나 홍수나 가뭄 등 자연재해로부터 식량처가 훼손되면 풍요로운 어장을 찾아 계속 이동했다. 또한 고기잡이에 수반된 기술, 그중에서도 배와 관련된 기술은 새로운 대륙을 탐험하고 대양을 건너 더 먼 곳에서까지 무역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북돋웠다. 게다가 물고기는 건조하거나 염장 처리하면 가벼우면서도 영양분이 풍부한 식품이 되었다. 여기에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갖춰 교역자, 탐험가, 정복자 등에게 이상적인 식량원이었다.
고고학계의 권위자가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하고도 비릿한 인류 문명의 숨은 이야기
『피싱』은 이처럼 인간의 이동 생활과 문명사회를 이끈 고기잡이의 역사를 크게 3부로 나누어 살펴본다. 제1부에서는 인류가 연안과 강어귀, 호수, 강 등에서 뛰어난 적응력과 기회주의식 고기잡이를 선보이며 살아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선사시대 어부들이 사용한 도구들, 즉 그물, 창, 낚싯바늘, 낚싯줄, 덫 등이 오늘날의 고기잡이 도구와 근본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재미있고 놀랍기까지 하다.
제2부에서는 수천 년 동안 문명을 꽃피우고, 도시를 먹여 살리고, 세계를 이어준 어부와 고기잡이 이야기를 다룬다. 제3부에서는 로마 제국의 붕괴라는 사회적 변화와 중세온난기라는 환경적 변화 속에서 어부들은 어떻게 적응하였고, 이후 인류는 바다를 어떤 방식으로 오늘날까지 이용해 왔는지 들려준다.
저자
브라이언 페이건
영국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현재 캘리포니아대학 고고학과 명예교수다. 세계적인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로 손꼽히는 저자는 그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고고학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그의 역사 강연과 집필은 항상 인기가 많고, 세계적으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 그는 여덟 살 때부터 배를 탔고, 영국 해협과 북해에서 유람 항해술을 익히기도 했다.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1979년에 쓴 『캘리포니아 중남부에서의 유람 항해 가이드The Cruising Guide to Central and Southern California』는 지금까지도 권위 있는 항해 지침서로 널리 읽히고 있다. 그 밖에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 『뜨거운 지구, 역사를 뒤흔들다』, 『크로마뇽』, 『위대한 공존』, 『인류의 대항해』, 『바다의 습격』 등 수많은 책을 썼다.
역자
정미나
출판사 편집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인생학교』 시리즈(시간 편, 정신 편, 섹스 편), 『세상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피싱』, 『퀘스트』, 『스피치 세계사』, 『다크 호스』, 『평균의 종말』, 『작가와 술』, 『와인 바이블』, 『스캔들의 심리학』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