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생각법
DISCOVERING: Inventing Solving Problems at the Frontiers of Scientific Knowledge
다윈이나 코페르니쿠스 같은 이들은 어쩌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하게 되었을까? 과학자들의 머릿속이 궁금한 모든 이들에게 ‘강추’한다. 그동안 적지 않은 과학자, 철학자, 역사학자들이 ‘발견의 논리와 심리’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도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지만, 그것이 무엇일지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생각의 탄생』에서 천재들의 생각 습관을 알아냈던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자의 발견법에 이르는 길로 우리를 친절하게 인도하고 있다.
- 장대익(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과학철학 및 진화학)
과학자, 과학교육자, 과학학자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역작이다. 늦게나마 번역판이 나와 기쁜 마음으로 적극 추천한다. 과학적 창의성을 깊게 연구한 저자 루트번스타인은 이 책에서 가상 인물 여섯 명이 참여하는 치밀한 토론을 통해 과학자들이 어떻게 발견에 이르는지 이해하려 노력하며, 과학적 발견 과정을 여러 관점에서 깊이 파고들었다.
- 진정일(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석좌교수)
역사를 바꾼 과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관찰하고 상상하여 위대한 발견에 이르렀는가?
현대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일까? 암이나 에이즈를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것? 아니면 모든 것을 아우를 만한 대통일이론을 만드는 것? 가능한 답은 현대 과학이론을 추동하는 질문만큼이나 무한하다. 그러나 이 책은 모든 답을 포용하는 핵심 문제를 제시한다. 바로 과학적 발견을 이루어 내는 청사진을 밝히는 것이다! 과학적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을 더 잘 이해한다면, 학교에서는 현대 과학이 마주한 수수께끼들을 해결하려는 강력한 활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의 생각법』은 과학을 과학자들이 발휘하는 상상력으로 이해하고자, 다시 말해 과학자가 ‘무엇을’ 하는가 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 알고자 과학자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간다. 또한 과학적 발전을 설명하는 논쟁적인 진화 모형을 제안하며, 과학적 발전에는 논리와 함께 유형인지, 모형화, 시각 및 운동 감각적 사고가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주려 한다.
픽션 형식으로 과학적 창의성의 핵심인 ‘발견’의 비밀을 파헤친다!
“가상 인물이 밝히는 진짜 과학자들의 생각법, 발견법, 창조법”
저자는 과학적 사고에 자리한 창의적 측면과 개성적 특질을 탐구하는 목적에 맞춰 픽션의 형식을 택했다. 즉, 생물학자, 역사학자, 화학자, 과학사학자 등 가상 인물 여섯 명은 과학적 창의성의 핵심에 놓인 다양한 쟁점을 논하는 토론회에 참석해 ‘과학적 발견’이라는 과정의 비밀을 파헤친다. 즉, ‘발견하기 프로젝트(Discovering Project)’라는 이름 아래 모인 여섯 명의 탐구자들이 6일 동안 ‘발견 과정에는 어떤 구조가 있는가? 누가 발견에 이르는가? 발견자는 어떤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가? 발견을 잘하는 방법이 있는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의 대화 속에는 놀라운 발견으로 세상을 바꾼 역사적인 과학자들, 예를 들어 미생물을 발견하여 세상을 이해하는 지평을 넓힌 미생물학자이자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하여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한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 표백에 염소를 활용하는 방법을 발견하여 당대 최고의 염색 기술을 제공한 화학자 클로드 베르톨레, 삼투압 원리를 발견한 제1회 노벨 화학상 수상자 야코부스 반트 호프 등 다양한 과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발견법과 생각법 등이 등장한다.
이 책은 허구적 구조가 암시적이 아니라 명시적이라는 점에서 사실을 다루는 여느 책과 다르다. 이 경우는 정말로 매체 자체가 메시지다. 나는 과학자들이 주관적 요소, 즉 성격, 경험, 자기표현에 의지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발견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여기서 하려는 것처럼 마음의 대화, 비언어적 이미지와 느낌, 불현듯 내려오는 계시를 상상하여 재창조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책을 쓰면서 이 같은 정신적 재창조가 훌륭한 과학자가 늘 실천하도록 배우는 전략이며, 과학을 이해하는 방식 또한 규정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자의 생각법』은 개인의 내밀한 정신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바깥으로 공표한다. - 12쪽
나는 단지 아는 데 그치고 싶지 않다. 나는 이해하기를 원한다. 앎과 이해는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무언가를 아는 상태는 수동적이다. 그러나 무언가를 이해하는 상태는 능동적이다. 이해는 대상에 영향을 미치고, 대상을 이용하고, 나아가 창조하기까지 한다. 이해야말로 내가 과학에서 바라는 것이다. 자연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영원히 지속되는 생각을 남길 수 있을까? 그런 위대한 일을 하려면 자유와 시간과 돈이 있어야 할까? 일이 잘 안 되면(아마 잘 안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알고 있는 걸 할 때만 보상을 주는 체계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을까? 전문 지식만이 가치 있는 상황을 뛰어넘으려면 진짜 독창적인 연구를 이끌어 가기 위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과학자 공동체에서 등을 돌리고 미지의 개척지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기 완전성, 확신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바로 이것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논의하고자 하는 질문이다. - 32쪽
임프: 오늘은 약속한 대로 헌터(우리에게 입증 도구를 가져온다고 했었지)가 1857년에 루이 파스퇴르가 우연히 했다고 생각해 온 발견을 다시 설명해 줄 거야. 지난주에 리히터가 한 말을 기억해 봐. 리히터는 발견에는 어떤 알고리즘도, 논리도 없으며 그저 합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우연한 사건에 불과하다고 말했어. 리히터가 옳다면, 과학적 발견을 유용한 방식으로 이해하려는 내 바람은 쓸모없는 짓이겠지. 그럼 인공지능 전문가가 ‘발견하는 기계’를 프로그램하는 시도와 정책 입안자가 과학적 발전을 위해 합리적 계획을 짜는 노력은 모두 성공하기 어려울 거야. 우리는 그저 수많은 연구자, 넘치는 돈, 확률 법칙이 발견을 이루어 내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거지. - 169쪽
헌터: 파스퇴르는 1879년에 닭 콜레라를 연구했는데, 콜레라균 배양액을 그대로 두고 휴가를 보내고 돌아와 배양액에 있는 독성이 약해졌다는 사실, 즉 닭에게 콜레라를 일으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래서 파스퇴르는 다시 자연적으로 발생한 콜레라에서 새로운 배양액을 만들었고, 이걸 닭에게 주입했어. 역시나 닭은 콜레라에 걸리지 않았는데, 주입하지 않은 닭들은 병들었지. 따라서 파스퇴르는 오래되고 독성이 약해진 콜레라균 배양액은 닭에게 ‘면역력을 갖게’ 한다는 사실을 알았어. 여기서 우연은 어디에 있을까? - 264쪽
저자
로버트 루트 번스타인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생리학과 교수다. 과학적 창의성에 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과학 논문을 썼다. 천재성을 지닌 작가와 학자를 선정해 지원한다고 해서 ‘천재 기금’이라고도 불리는 맥아더 펠로우십의 수상자다. 저서 중에 아내인 미셸 루트번스타인과 함께 쓴 『생각의 탄생: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2007)가 있다.
역자
권오현
홍익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 과정에서 「진화적 도덕 반실재론 비판」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진화론이 인간의 보편 행동을 잘 설명한다고 믿으며, 인간 삶에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 탐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 『과학자의 생각법』, 『도덕과 진화생물학』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