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부터 빈민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회층의 갖가지 인간관계를 분석하고 비판한, 폴란드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 국내 초역!
『인형(Lalka)』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체스와프 미워시를 비롯한 많은 문학 평론가들에게 폴란드 최고의 소설로 인정받는 작품으로, 사실적이고 세부적인 풍부한 묘사와 단순하고 명쾌한 언어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폴란드의 몇몇 건물에 “이 집에 1878년부터 1879년까지 볼레스와프 프루스가 소설 『인형』에 등장시킨 인물 스타니스와프 보쿨스키가 살았다. 그는 1863년 봉기에 가담했고, 시베리아에서 유형을 살았으며, 상인이었고, 수도 바르샤바의 시민이었다. 그는 불우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준 자선가였고, 학자였다. 그는 1832년에 출생했다" 같은 문구를 담은 기념물이 있는데, 이 기념물들은 애독자들이 그 건물에서 소설 속의 가공인물이 살았을 거라고 상상하며 만든 것이다. 이렇게 독자들이 기념물을 통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시하는 경우는 세계 문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2015년 9월 5일 폴란드에서 개최된 ‘국민 책 읽는 『인형』의 날(Dzie? Narodowego Czytania ‘Lalki’)’ 행사 때 전국의 학교, 문화 회관, 도서관, 서점, 공중 독서실 등 1천6백여 장소에서 전 국민이 동시에 『인형』을 읽었을 정도로 『인형』은 폴란드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폴란드 귀족들의 완고한 특권 의식, 이기심, 도덕적 해이, 경제관념의 부재, 노동에 대한 경시, 시대 변화에 대한 무지, 이성적 사고 불능 등 폴란드의 근대화에 장애가 되는 봉건주의적 잔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이 소설에는 작가의 온화한 심성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잘 반영되어 있다.
위대한 사실주의 작가의 세부적인 풍부한 묘사와 단순하고 명쾌한 언어가 돋보이는 작품
“프루스는 폴란드 소설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실주이자이며, 『인형』은 19세기 폴란드 최고의 소설이다.” - 스타니스와프 바라인차크(Stanisław Bara?czak), 하버드대학 폴란드 문학 교수, 시인
프루스는 『인형』을 통해 폴란드 귀족들의 완고한 특권 의식, 이기심, 도덕적 해이, 경제관념의 부재, 노동에 대한 경시, 시대 변화에 대한 무지, 이성적 사고의 불능 등 폴란드의 근대화에 장애가 되는 봉건주의적 잔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소설에는 작가의 온화한 심성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잘 반영되어 있다. 크세소프스키 부부나 마루세비츠 등 아무리 사악한 인물들도 인간적인 면이 있음을 보여 준다. 혹은 스타르스키처럼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었던 무위도식하는 철면피 같은 인물은 끝까지 스스로 반성하는 빛을 보이지 않지만, 그의 부도덕적인 행위 ‘덕택’에 다른 사람이 비로소 사실에 대해 눈을 뜨게 되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석함으로써 그의 악행에도 순기능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 정병권, 「해설」 중에서
사업가 보쿨스키는 소문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죽은 아내가 남긴 상점으로 충분히 풍족하게 살 수 있지만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큰 이익을 노리고 전쟁터로 떠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했지만 그는 엄청난 돈을 벌어 돌아온다. 그리고 한눈에 반한 이자벨라를 향한 사랑을 불태우며 그녀를 얻기 위해, 경제력을 잃은 아버지 등 그녀의 주변 인물들에게 접근한다. 사실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터로 간 것도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재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자벨라는 뛰어난 미모로 수많은 남자들에게 구애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마음을 연 적이 없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게다가 허영심 많고 이기적이며 귀족의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녀에게 보쿨스키는 무례해 보이고,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봤던 상점 주인일 뿐이다. 보쿨스키도 그녀가 자신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음을 느끼지만 그녀를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하는데…….
소설 『인형(Lalka)』은 바르샤바에서 발행되던 「쿠리에르 신문(Kurier Codzienny)」에 1887년부터 1889년까지 연재되면서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연재가 끝난 이듬해인 1890년에 바르샤바에 있는 ‘게베트너 와 볼프(Gebethner i Wolff)’ 출판사에서 한 권의 책으로 발간되었다. 하나의 책 안에서 1권(Tom I), 2권(Tom II), 3권(Tom III)으로 나누어져 있고, 모두 3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폴란드 문학 고전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꾸준히 읽히는 작품 중 하나인 이 소설은 수많은 출판사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출판되었다. 20세기에 발행된 『인형』은 어느 출판사에서 발행되었건 내용은 동일하지만 ‘권’과 ‘장’의 분류가 원본과 다른 경우도 있다. 바르샤바에 있는 ‘국립출판사(Pa?stwowy Instytut Wydawniczy)’에서 1972년에 발행된 『인형』은 원본처럼 한 권의 책 안에서 1권, 2권, 3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장’이 원본과 다르게 분류되어 있다. 예를 들면 원본 2권에 있는 제9장의 내용이 ‘국립출판사’판에서는 3권 제10장(맨 끝에서 두 번째 장)에 들어 있다. 브로츠와프(Wrocław)에 있는 ‘시에드미오룩(Siedmiorog)’ 출판사에서 2001년에 발행된 ‘명작들의 국립 도서관(Narodowa Biblioteka Arcydzieł)’ 시리즈판 『인형』도 1972년 ‘국립출판사’판과 같은 순서로 ‘장’이 분류되어 있다. 다만 ‘국립출판사’판은 3권으로 되어 있으나 ‘시에드미오룩’ 출판사에서 발행된 『인형』은 한 권의 책 안에 1권과 2권으로 분류되어 있다. 『인형』 최신판인 인터넷판(wolnelektury.pl)도 1권과 2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장’의 순서도 ‘시에드미오룩’판과 동일하다. 그러나 ‘시에드미오룩’판에는 러시아 정부의 검열에서 삭제된 부분이 수록되어 있지 않다.
이 한국어판 『인형』은 ‘국립출판사’가 1972년에 발행한 Lalka를 번역한 것이다. 다만 ‘권’과 ‘장’은 ‘시에드미오룩’판처럼 분류했다. 안토니 우니에호프스키(Antoni Uniechowski)의 삽화가 있는 ‘국립출판사’판 『인형』은 하나의 책 안에서 ‘권’마다 쪽 번호가 마치 별개의 책처럼 매겨 있다. 1권이 335쪽에서 끝나고, 2권이 다시 1쪽부터 시작하여 393쪽까지 계속되고, 새로 1쪽부터 334쪽까지가 3권을 이루고 있다.
저자
볼레스와프 프루스
볼레스와프 프루스(Bolesław Prus): 1847년 흐루비에수프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 태어났다. 본명은 알렉산 더 그오바츠키(Aleksander Głowacki)로, 프루스(Prus)는 그의 집안 문장 이름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친척집에서 자랐다. 학창 시절 러시아 지배에 저항하여 일어난 1월 봉기에 가담했다가 부상을 당하고 감옥에 수감됐다. 대학에 다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중퇴하고 가정 교사, 야금 공장 노동자 등으로 일했다. 『니바(Niwa)』에 발표된 전류에 관한 논문이 유명해졌고, 이후 주간지 『파리(Mucha)』 편집에 참여하며 단편소설 「철학자와 무식꾼(Filozof i prostak)」과 「이것과 저것(To I owo)」을 이곳에 발표한다. 「바르샤바 신문(Kurier Warszawski)」, 「폴란드 신문(Gazeta Polska)」 등 신문, 잡지에 칼럼과 소설을 꾸준히 연재한다. 특히 1875년 「바르샤바 신문」에 연재하기 시작한 칼럼으로 유명해졌는데, 이 연재는 1887년까지 이어졌다(중간에 10개월 연재 중단). 1879년에 국제문학협회 회원이 되었고 이 해에 소설 『스타시의 모험(Przygoda Stasia)』을 발표했다. 다음 해에 폴란드 문학으로는 처음으로 노동자들의 파업을 묘사한 중편소설 「돌아오는 물결」과 단편소설 「미하우코(Michałko)」를 발표했다. 1882년 일간지 「새소식」의 편집장이 되었으나 이듬해 폐간되어 다시 「바르샤바 신문」으로 복귀했다. 「침묵하는 목소리들」, 「어린 시절의 죄」, 「실수(Omyłka)」, 『초소(Placowka)』, 『인형(Lalka)』, 『여성 해방론자들(Emancypantki)』, 『파라온(Faraon)』, 『삶의 가장 일반적인 이상들』, 『어린이들』 등 많은 작품을 연재하고 발표했다. 1912년 65세의 나이로 바르샤바에서 사망했다. 1887년부터 신문에 연재하다가 1890년에 단행본으로 출간한 『인형』은 귀족부터 빈민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회층의 갖가지 인간관계를 분석하고 비판한, 폴란드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20여 개 언어로 번역됐고, 영화, 연극, TV 연속극으로 방영된 폴란드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이다.
역자
정병권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자유대학(FU, Berlin)에서 문학 석사를, 폴란드 야기엘로인스키대학(UJ, Krak?w)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교수로 근무했고 현재는 명예교수다. 한국동유럽발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츠 대학(UAM, Pozna?) 명예박사이자 폴란드 오폴레 대학(UO, Opole) 명예박사이다. 폴란드에서 십자훈장을 받고, 바르샤바 대학(UW)에서 폴로니쿰(Polonicum) 상을 받았으며, 폴란드 야기엘로인스키 대학에서 공로메달을 받았다. 저서로 『폴란드어-한국어 사전』, 『폴란드사』, 『동유럽 발칸, 민주화와 문화 갈등』 (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판 타데우시(Pan Tadeusz)』(공역), 『헤르베르트 시선』(공역), 『자작나무 숲(Brzezina)』, 『빌코의 아가씨들(Panny z Wilka)』, 『포즈난 가정교사의 회고(Z pami?tnika pozna?skiego nauczyciela)』, 『개종자(Nawr?cony)』, 『헤르베르트 시선』(공역) 등이 있다. 그리고 「비스피아인스키의 베셀레(Wesele)에 나타난 베르니호라」, 「체스와프 미오시의 고향 유럽(Rodzinna Europa)에 나타난 독일상」, 「포촌텍(Pocz?tek)의 유대인들」, 「어둠이 땅을 덮는다(Ciemno?ci kryj? ziemi?)의 토르크베마다 연구」, 「곰브로비츠의 트란스 아틀란틱(Trans-Atlantyk)에 나타난 ‘폴란드 민족성(polsko??)’」 등 폴란드 문학 및 역사, 문화 관련 논문이 40여 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