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와 실행력, 비전으로 이룩한 고구려의 대륙 경영
벤처 기업 고구려는 어떻게 역사의 패자가 되었나
이 책은 고구려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살아가는 기업들이 지녀야 할 경영 마인드를 다루고 있다. 고구려는 한나라, 수나라, 당나라 등 중국의 여러 왕조들과 격돌하면서도 무려 700년이 넘게 나라를 운영하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경영했던 국가였다. 저자는 고구려가 이처럼 장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다물 정신이라 일컬어지는 고구려만의 명확한 비전 제시와 건국이념으로 국가의 충성을 유도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다민족을 받아들이는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고구려의 조직 문화, 중국의 여러 왕조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경험을 딛고서 확립된 고구려만의 독특한 리스크 관리법, 다른 주변 국가들보다 뛰어났던 철제 무기에서 배울 수 있는 기술 개발, 고구려의 건국 초기부터 활약한 소서노와 유화부인, 평강공주와 같은 여성 인재의 활용 등에서 찾고 있다. 저자가 소개한 이런 고구려의 역사적 증거들과 더불어 구글이나 샤오미, 삼성과 같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 사례들과 경영 철학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고구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단순한 군사 강국을 넘어서 동북아의 거대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던 경제 대국이었다. 『신당서』를 보면 6세기 말에 이미 중국의 요서 지방에 있는 유성에 고구려 시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 시장의 규모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수나라가 거란을 공격할 당시 몰래 거란에 잠입하기 위해 잘 훈련된 정예군사 2만 명을 뽑아 장사꾼처럼 보이도록 옷을 입힌 후에 고구려의 시장이었던 유성을 통해 거란까지 몰래 들여보냈다고 한다. 고구려의 유성 시장은 2만 명의 장사꾼들이 돌아다녀도 의심을 받지 않을 정도의 규모였던 셈이다. 고구려가 멀리 서역 국가에까지 교역을 하고 외교 관계를 유지한 것을 볼 때 고구려는 이미 고대의 국제 무역 국가였다.
또한 고구려는 수레의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말과 수레를 이용한 스피드 경영을 하던 나라였다. 이러한 스피드 경영 덕분에 고구려는 건국 초기인 6대 태조왕 때 신속한 기동력을 앞세워 지금의 북경 근처까지 점령하는 등 고조선의 땅 상당 부분을 한시적으로나마 회복하기도 하였다. 또한 광개토대왕 비문에는 영락 8년에 백신의 토곡을 정벌했다는 기사가 나타나는데 토곡은 오늘날 티베트 지역에 해당한다. 광개토대왕은 기동력의 우위를 활용해 티베트 지역까지 정복했던 것이다.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서 그려진 수레는 이러한 고구려의 역동성을 잘 확인해 주는 증거이다. 이처럼 강대국이자 무역 대국이었던 고구려의 국가 경영 철학은 오늘날 현대 기업의 경영에도 배울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광개토대왕으로부터 스피드 경영을
동천왕으로부터 덕의 리더십을 배우다
이 책에는 기동력을 우위로 주변 지역을 정복해 나갔던 광개토대왕의 스피드 경영뿐만 아니라 자진 순장 행렬이 일어날 정도로 백성으로부터 존경받았던 동천왕의 덕의 리더십 등을 이야기한다. 반면 영류왕은 이렇다 할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고,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망국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다. 영류왕이 즉위할 당시에는 수나라에서 당나라로 넘어가던 교체기여서 중국 대륙이 혼란스러웠다. 저자는 이때 영류왕이 나서서 중국 대륙을 선제공격했다면 광개토대왕에 버금가는 넓은 영토를 차지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최소한 나중에 당나라에 패하여 나라를 잃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영류왕에게는 광개토대왕이나 동천왕에서 보이는 리더십이 결여되어 있었던 탓에 결국 나라를 기울어지게 한 것은 물론이고 자신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러한 고구려의 여러 왕들이 이야기는 오늘날 치열한 경쟁 시대에 경영 일선에서 장수처럼 진두지휘를 해야 하는 리더들이 꼭 한 번은 되새김해 봐야 할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저자
양은우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일리노이주립대학교(UIUC)에서 MBA를 취득하였다. LG전자와 두산전자, CJ프레시웨이 등에서 연구 기획, 사업 기획, 경영 전략, 신규 사업 발굴, M&A 등 전략 기획 업무를 수행하였고 ㈜동성홀딩스에서 경영 전략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였다. 스스로의 삶에 주인이 되기 위해서 25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기획 업무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전과 전략 수립, 리더십, 소통, 기업 문화 등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 중이다. 더불어 집필과 강연 활동을 통해 경영의 화두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 『트립』, 『관찰의 기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