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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71

시카고

CHICAGO

알라 알 아스와니 , 김능우

476쪽, B6 (128*188mm), 15,000원

2014년 11월 20일

ISBN. 978-89-324-0403-5

이 도서의 판매처

미국의 거대도시 시카고에서 살아가는 이집트인들을 통해

9·11 이후 심화된 아랍과 서구 문화의 충돌,

그리고 이집트 독재 정권의 부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시카고』는 을유세계문학전집 71번째 작품으로 야쿠비얀 빌딩』으로 유명한 작가 알라 알아스와니의 또 다른 역작이다. 현대 이집트 문학을 대표하는 알라 알아스와니는 자신의 삶의 경험을 버무려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낸다. 야쿠비얀 빌딩』이 작가가 치과 의사로서 개인 병원을 열었던 카이로 시내의 건물 이름이었고, 시카고』는 작가가 유학하여 치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일리노이 대학교가 소재한 미국의 도시이다. 자신의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카고』는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유학하는 이집트 학생들과 이집트계 교수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국 이집트를 떠나 문화가 생소한, 어쩌면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있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이집트인이 미국에서 겪는 문화·사고방식의 차이나 괴리감,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고국에 대한 향수 등 일반적인 소재가 중심이 아니다. 등장인물들과 이집트의 정치, 사회, 문화 등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즉, 이집트에 만연한 부패와 독제 체제가 이역만리 미국에서 살아가는 이집트 지식인들의 삶까지 좌우하고 결정짓는 사회적 배경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나지는 운동권 출신인 까닭에 이집트 국내에서 의사가 되지 못하고 유학을 온 시카고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며 독재 정권 타도를 위한 성명을 발표할 계획을 세운다. 이에 반해 다나나는 독재 정권의 하수인인 사프와트의 주구(走狗)가 되어 시카고 내 이집트 유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여 보고한다. 이렇듯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에서도 고국의 체제에 항거하고 반대하다가 탄압의 대상이 된 자도 있고, 독재 정권에 아부하여 개인적 출세와 영달을 추구하는 자도 있다. 실천하는 지식인 알라 알아스와니는 이집트에서 30년간 독재해 온 무라바크 전 대통령을 퇴진시키려는 국민 운동인 ‘카파야’ 운동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작품 속에도 이러한 비판 의식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 독재 체제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라는 측면에서 시카고』는 야쿠비얀 빌딩』과 맥을 같이하며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내 거주하는 아랍인들의 모순된 삶과 사랑, 좌절

 

또한 시카고』는 이집트인들의 다양한 사건을 전개하면서 시카고 내 미국인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미국 내 문제에 대한 아랍인의 시각을 보여 준다. 나지의 논문 지도 교수인 그레이엄은 자본주의 비판과 베트남 반전 운동에 참여한 경험을 가진 여전히 깨어 있는 노교수로, 미국 내 보수주의와 제국주의 정책을 비판한다. 그레이엄과 동거하는 젊은 흑인 여성은 인종 차별을 겪으며, 생계를 위해 자신의 성을 상품화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집트계 라으파트 교수의 딸 사라는 미국 청년 제프와 동거하지만 마약 중독에 빠지고 만다. 반독재 성명을 준비한 나지는 이집트 정보국의 연락을 받은 미국 정보국 요원들에게 감금되어 구타를 당한다. 이처럼 소설은 자본주의 강대국으로서 화려한 미국의 이면에 드리워진 마약 중독, 매춘, 성(性) 상품화, 인종 차별 등의 암울한 사회 문제들과, 9·11 이후 테러에 극도로 예민해진 미국 사회의 분위기, 국익을 위한 이집트 독재 정권에 대한 지원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이집트인들이 겪는 사건들에 대해 작가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독재 타도와 민주주의 요구는 가로막히고, 가정은 파탄에 이르며,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한다. 작품의 해석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은 것이다. 시카고』는 매력적으로 묘사된 인물들을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제23장
제24장
제25장
제26장
제27장
제28장
제29장
제30장
제31장
제32장
제33장
제34장
제35장
제36장
제37장
제38장
제39장
제40장

해설 ― 시카고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재미(在美) 이집트인들의 욕망과 갈등의 서사
판본 소개
알라 알아스와니 연보

저자

알라 알 아스와니

알라 알아스와니는 1957년 이집트 카이로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소년 시절 글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나, 소설 쓰기를 하되 본업으로 삼지 말라는 부친의 권유에 따라 치과 의사를 지망했다. 1980년 카이로 대학교 치의대를 졸업하고 1985년 시카고로 건너가 치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시카고에서 개업했다. 1980년대 말 귀국하여 카이로에서 치과를 개업하는 동시에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 첫 소설 『이삼 압둘 아티의 보고서』를 정부 산하 출판사인 ‘도서청’에서 출판하려 했으나 작품의 사회비판적 성격에 대한 도서청의 검열과 비합리적 절차에 환멸을 느끼고 이 소설과 단편들을 묶은 소설집 『가까이 가서 보았다』를 사비로 출판했다. 이후 몇 권의 작품을 더 발표했으나, 이집트 사회 체제의 비합리성과 부당함에 대한 깊은 절망감으로 해외 이민을 결심하고 뉴질랜드를 택해 이민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민 수속 기간인 1998년 말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2002년에 완성한 장편소설 『야쿠비얀 빌딩』은 2002~2007년 아랍 세계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영화 및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전 세계적인 반응을 얻은 이 소설은 여러 나라의 문학상을 휩쓸면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04년 이전의 두 단편집 『가까이 가서 보았다』와 『지도자를 기다리는 자들의 모임』에서 추린 작품을 묶은 단편집 『아군의 포격』을 출간한 알아스와니는 후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을 위한 이집트 국민운동인 ‘키파야’ 운동 발족 회원이 되었다.
2007년에 발표된 장편소설 『시카고』는 전작 『야쿠비얀 빌딩』과 마찬가지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2008년 오스트리아의 브루노 크라이스키상을 수상한 그는 2011년 1월 카이로의 중심지 ‘마이단 알타흐리르(자유광장)’에서 이집트 시민들과 함께 민주혁명에 참여했고, 지금도 문필 작업과 언론 활동을 통해 혁명의 지속과 완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에는 소설 『자동차 클럽』을 출간했다.

역자

김능우

한국외국어대학교 학부 아랍어과와 대학원 아랍어문과를 졸업하였다. 수단 카르툼 국제 아랍어 연구소에서 아랍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요르단 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랍어문학 전공으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외국어대학교 학부 아랍어과, 대학원 중동어문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아랍 시(詩)의 세계』, 『한국어-아랍어 사전』(공저), 『중동 여성 문학의 이해』(전 3권, 공저) 등이, 주해서로 『무알라까트』, 역서로 『황금 마차는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 『세계 민담 전집-아랍 편』(편역), 『야쿠비얀 빌딩』, 『쿠쿠 수단 카바쉬』이 있으며 「소설 ‘야쿠비얀 빌딩’에서 포착된 이집트 사회의 문제점에 관한 연구」, 「레반트 민담 텍스트를 통해 본 레반트인의 의식 구조 연구」, 「중세 아랍 시에 나타난 ‘몽골과 이슬람 세계와의 충돌’에 관한 연구: 13세기 초~15세기 초」, 「아랍 가잘(연애시)의 발전 과정 연구」 등을 비롯한 여러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