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신 냉전 시대가 오는가
공산 국가는 왜 전쟁과 숙청을 좋아하나
그 역사적 뿌리를 파헤친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
유토피아로 가는 길이 선량한 사람들의 시신으로 덮여 있고, 어디에도 그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닫지 않고서는 누구도 이 책을 덮을 수 없다. 귀중하고 중요한 책이다.
-볼티모어 선
20세기 절반의 역사 공산주의의 진면목
공산주의는 왜 실패했는가?
인간의 잘못 때문인가, 이념 자체의 본질적인 결함 때문인가?
공산주의의 기원에서부터 소련의 붕괴 그리고 현재의 공산주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공산주의 역사를 간결하면서도 쉽게 설명한 책이다. 공산주의의 이상, 프로그램(실천 계획),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세워진 정권의 순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사유재산 없는 유토피아 사회를 처음 언급한 플라톤에서 시작하여, 공산주의의 역사적 전례들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이어 마르크스와 엥겔스, 사유재산 철폐와 무장 봉기를 호소하는 ‘공산주의’의 탄생, 러시아 혁명, 레닌과 스탈린, 대숙청, 제2차 세계 대전, 공산 체제의 균열, 소련의 붕괴와 역사적 교훈 등으로 공산주의의 역사를 알아본다.
러시아에만 국한하지 않고 서유럽과 중국, 제3세계 등이 어떻게 공산주의를 수용했는지 다루고 있으며, 공산주의가 처참하게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20세기에 공산주의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인명 피해도 함께 살펴본다. 『공산주의 흑서』의 편집자 스테판 쿠르투아는 공산주의의 희생자 수를 8천 5백만 명에서 1억 명 사이로 추정한다. 이것은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의 사망자 수보다 50퍼센트가 더 많은 숫자이다.
이 책은 이어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는 그것을 추진했던 인간들의 잘못 때문인가 아니면 그 운동의 본질적인 허점 때문인가? 공산주의가 결국 그 운동의 본질적인 허점 때문에, 더 자세히는 인간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공론 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결론짓는다. 폭력을 정당화하는 인간 개조론과 숙청을 주기적으로 수반하는 관료주의로 인한 체제 모순 때문임을 밝힌다.
역사상 최악의 괴물이 된 공산주의의 전모와 교훈
지은이는 “이 책은 공산주의의 소개서이자 동시에 사망을 알리는 부고이기도 하다. 그렇게 말하는 까닭은 고대로부터 이상적 공산주의자들을 사로잡았던 꿈인 완벽한 사회 평등을 지금 다시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결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형태로 소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국가와 사회를 옥죄는 공산주의 관료 제도의 폐단을 없애기 위한 시도가 주기적으로 행해졌다. 일례로 레닌과 스탈린은 정권을 잡은 후 숙청을 실행했고, 마오쩌둥은 견고하게 뿌리를 박은 당의 이해관계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문화 혁명’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관료 집단이 승리했다. 그들 없이는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소련이 해체되었을 때조차 이념적 순수성의 수호자라고 여겨졌던 자들, 즉 노멘클라투라(최고 간부)는 싸움 한번 하지 않고 이념을 포기했다. 그들은 국가의 천연 자원과 생산품에 달려들어 ‘사유화’를 가장한 채 그것들을 남김없이 약탈했다.
공산주의자에게 공산주의 혁명을 퍼뜨리는 가장 좋은 기회는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예컨대 1920년 폴란드전에서 패주한 레닌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그것은 해외에 전쟁이 일어나면 러시아는 중립국으로 남았다가 교전국들이 기진맥진할 때 참전한다는 생각이었다. 이 목적을 위해 1921년 모스크바는 독일과의 군사 협력을 비밀리에 합의했고,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제2차 세계 대전 때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또한 제2차 세계 대전 후에는 쿠바, 에티오피아 등 제3세계에서 전쟁과 쿠데타를 통한 혁명을 적극 지원했다.
※ 2006년 『공산주의』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던 책의 신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