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세계문학전집_59
플라테로와 나
Platero y yo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영원을 꿈꾸는 불멸의 순수시’
숭고한 정신과 예술적인 순수함의 본보기를 구상하는 서정시
스페인과 중남미의 여러 나라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스페인의 생텍쥐페리”라는 찬사를 받은 195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산문시집으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산문시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플라테로와 나』가 을유세계문학전집 59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산문시집 『플라테로와 나』 외에도 아름다운 ‘히메네스 시선’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 작품 소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산문시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 『플라테로와 나』와 히메네스 시선
『플라테로와 나』는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작품으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산문시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914년 출판 당시 스페인은 물론 중남미에서도 호평을 받은 이 ‘안달루시아 애가(哀歌)’는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아름다운 시어로 엮은 히메네스의 섬세한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정화되고 깨끗해지는 느낌을 갖게 한다. ‘안달루시아 비가(悲歌)’, ‘자전적 서정시’라고도 불리는 이 아름다운 산문시는 작가의 고향인 모게르를 우리들에게 영원히 기억하도록 만들었으며 20세기 초반 스페인의 역사, 사회, 문화적 풍토도 잘 재현했다. 그는 19세기말, 몰락한 스페인의 고질적 문제로서 흔히 ‘스페인 문제’라고 불리던 주제를 훌륭한 산문시로 승화시켰다. 『플라테로와 나』는 시인의 창작 과정을 전후기로 나누어 볼 때, 『영적인 소네트』와 함께 전기 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반기를 마무리할 뿐 아니라 시인의 후반기 문학의 특징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작품을 비롯해 『세 세계의 스페인 사람들』에 이르는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산문이 20세기 스페인 산문 문학에 미친 영향으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는데, 멜로디가 있는 긴 문장, 풍부한 삽입과 은유, 문장 리듬의 자유로운 변조, 표현력을 극대화시킨 인상주의적 서술, 시적 이미지 사용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밀도 높은 표현력이 백미로 꼽히는 『플라테로와 나』는 위의 특징을 모두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20세기 스페인 문학에서 이것과 견줄 수 있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 판본 소개
후안 라몬 히메네스는 『플라테로와 나』를 1906년에서 1912년 사이에 대부분 썼다고 한다. 흔히 축약본(menor)이라 불리는 불완전한 형태의 초판은 1914년 렉투라(La Lectura)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시인이 이미 써 놓았던 136장 가운데 64장만 수록하였다. 이후 시인이 직접 편집하여 1917년 마드리드의 비블리오테카 카예하(Biblioteca Calleja)에서 완전한 형태를 갖춘 초판이 출간된다. 카예하의 초판에는 원래의 136장에 2장이 추가되어 모두 138장이 수록되었다. 이후 나오는 모든 판본은 카예하 초판의 형태를 그대로 따르게 된다. 이 번역본이 대본으로 삼은 책 역시 카예하 초판을 따랐으며, 1991년 마드리드의 카테드라(Ca、tedra) 출판사에서 히스패닉 문집(Letras Hisp、a、nicas)의 한 권으로 마이클 P. 프레드모어(Michael P. Predmore)가 편집한 것이다.
저자
후안 라몬 히메네스
1881년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안달루시아의 항구도시 모게르에서 넒은 포도밭을 경작하는 중산층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그 지방에서 가장 명문으로 꼽히는 예수회 소속의 푸에르토 데 산타 마리아 학교를 졸업하고 세비야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에는 미술에도 재능을 보였고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1900년에 루벤 다리오의 초청으로 마드리드 여행을 했는데, 비야에 스페사, 루벤 다리오, 바예 인클란 등 당대 유명 작가들의 환대를 받았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의 격려로 그해 첫 시집 『수련(Ninfeas)』과 『바이올렛의 영혼(El alma de violeta)』을 출판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모게르로 돌아온 시인은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지내야 했다. 정신병원에서의 요양 이후 마드리드에서 주치의인 루이스 시마로 박사의 집에 머물던 2년 동안 작가들과 끊임없이 어울리며 글을 썼다. 그러다 1905년 안달루시아에 대한 향수병과 우울증이 도져 고향인 모게르로 돌아가서 1912년까지 머물렀다. 1908년에서 1912년 사이에 『비가(ElegIas)』부터 『미로(Laberinto)』에 이르기까지 여덟 권의 시집을 출판한다. 그리고 마드리드로 가서 당대의 쟁쟁한 지식인들과 함께 생활하다 1916년 1월 말 미국행 배를 탔고 그곳에서 만난 세노비아 캄프루비와 3월 2일 뉴욕에서 결혼하고 6월 20일 스페인으로 돌아왔다. 뉴욕에서 돌아온 뒤, 의욕적으로 활동하다 생애 마지막 22년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보냈다. 1936년 9월 몇 주를 미국에서 보낸 후 잠깐 푸에르토리코에 있다가 1936년 11월부터 1939년 1월까지 2년 넘게 쿠바에 체류한다. 이후 1939년 1월부터 1942년 10월까지 3년간은 플로리다의 코랄 게이블에서, 1942년 11월부터 1951년 11월까지 9년 동안은 워싱턴 D.C.에서 살았다. 히메네스와 세노비아는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가끔 강의했는데, 세노비아가 1945년에 메릴랜드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되었다. 시인은 생의 마지막 7년을 푸에르토리코에 살면서 푸에르토리코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1956년 10월 25일 후안 라몬 히메네스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으나 사흘 뒤인 28일에 아내 세노비아가 세상을 떠난다. 절망한 시인은 집에 틀어박혀 완벽한 침묵에 들어간다. 그리고 세노비아가 죽은 지 1년 반 후인 1958년 5월 29일 아내가 세상을 떠난 병원에서 그녀를 뒤따른다.
역자
박채연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체(Che), 회상』, 『침묵의 시간』, 『서른 살, 최고의 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