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포클레스
소포클레스는 기원전 497/496년 아테나이 근교 콜로노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생 동안 도시 국가 아테나이에 머물면서 정치 활동에서도 많은 경력을 쌓았으며 주요 공직들을 두루 거쳤다. 그런 경력을 고려하면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들은 정치적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그는 『역사』를 저술한 헤로도토스, 파르테논 신전을 설계한 피디아스, 철학자 아낙사고라스, 프로타고라스, 선배 극작가 아이스퀼로스, 후배 극작가 에우리피데스, 구희극 작가인 아리스토파네스, 그리고 정치가 페리클레스 등 당대의 유명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했다.
470년 소포클레스는 극작가로 데뷔했고, 469/468년 스물여덟 살의 나이로 「트리프톨레모스」 3부작으로 처음 우승했는데, 이후 전체적으로는 20번 정도 우승하고 한 번도 3등을 한 적이 없다. 소포클레스는 비극 배우의 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무대 미술에 주의를 기울이는 등 비극을 복잡하고 세련된 장르로 완성시켰다. 그가 묘사하는 등장인물들은 분명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신처럼 탁월한 영웅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통제력을 상실하고 무기력과 유한성을 드러내는 취약성을 보인다. 하지만 신의 계획과 자신의 행동 사이에서 생겨난 괴리를 무한한 고통 속에서 극복해 낸다.
이 책에 수록된 「안티고네」(442), 「오이디푸스 왕」(430~428?),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401)는 모두 오이디푸스 신화를 극화한 작품들로, 이를 묶어 흔히 테바이 3부작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기적으로도 40년에 걸쳐져 있는 이들 작품은 본래 각각 다른 3부작에 속했던 것으로 소포클레스 극작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단서가 되고 있다.
소포클레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나이가 항복하기 전인, 406년에 사망했다. 90년에 달하는 그의 삶은 도시 국가 아테나이가 성장하여 번영을 구가하고 쇠망의 길을 밟는 과정과 일치한다. 소포클레스는 비극 120여 편을 지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단지 일곱 작품만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역자
김기영
서양고전학자.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 과정 서양고전학 전공에서 석사 학위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소포클레스 양분 구성 드라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서울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오이디푸스 왕 외』, 『오레스테이아 3부작』, 지은 책으로 『신화에서 비극으로: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삼부작』, 『그리스 비극의 영웅 세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