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여인들』이 제 9회 유영번역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손영주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님께서 번역하신『사랑에 빠진 여인들』이
유영학술재단에서 수여하는 제 9회 유영번역상에 선정되었습니다.
유영학술재단은
일생을 교육과 학문 연구에 헌신했던 故 유영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생전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주요 사업은,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조장하기 위한 장학 사업과
故 유영 교수의 주요 업적의 하나였던 외국 문학 번역의 업적을 기리고자 번역학 연구 및 번역 작업에 대한 지원 사업입니다.
유영번역상은 일생을 영문학 연구와 번역에 헌신한 故 유영(柳玲)교수의 업적을 기리고,
우리 사회의 번역 문화 발전을 꾀고자 제정되었습니다.
아래는 유영학술재단에서 안내한 작품 소개와 수상평입니다.
작품:
<사랑에 빠진 여인들>은 1920년에 출판된 로렌스의 대표적 소설로서 브랑웬가의 두 딸인 스물 여섯의 어슐라와 스물 다섯의 구드룬 자매의 연애이야기이다. 탄광촌을 배경으로 구드룬은 탄광 재벌가의 장남 제럴드와 그리고 어슐라는 그의 친구인 장학관 버킨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어슐라는 버킨과 싸우다 화해하면서 결국 결혼하는 반면에 구드룬은 제랄드와 격렬한 사랑과 증오를 오가다 결국 제랄드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즉, 두 자매의 사랑 이야기는 근대 산업자본주의의 병폐, 광부와 탄광주 사이의 계급 문제,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나태함과 타락 등과 뒤섞이면서 20세기 초 서구 문명에 대한 작가의 비판을 보여주고 있다. “지식과 교양을 갖춘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중류 및 상류 계급의 남녀들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가 이토록 파괴적이고 가학-피학적이며 사랑만큼이나 강렬한 증오로 가득한 이유는, 인간의 본성과 외적 현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뒤얽혀 서로를 비추고 재생산하는 현대 사회의 메커니즘에 대한 작가의 암울하지만 예리한 통찰 때문이다.”(역자 807)
번역:
800여 쪽에 달하는 번역본에서 손영주교수는 어려운 원문을 거의 오역 없이 번역하였다. 서구 문명과 현대인에 대한 비판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는 주인공들의 대화나 두 쌍의 남녀가 벌리는 사랑 싸움은 결코 쉽지 않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손교수는 원작의 어려운 문장을 쉽게 보이게 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번역하였다. 즉, 이 번역의 최대 장점은 가독성이다. 특히 등장인물의 성격과 그 시대적 분위기가 거의 원작과 같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역자는 주인공 자매가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한 장면, 장면을 생생히 독자의 눈앞에 구현되게 번역하였다.
한편, 로렌스가 남성적인 작가인데 이 작품이 좀 여성적으로 번역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점에 대해 손교수는 의도적으로 로렌스가 알려진 것보다는 여성적인 작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물론 이 작품이 두 자매를 중심으로 펼쳐지기도 하지만, 로렌스의 자전적 소설 <아들과 연인들>에 등장하는 주인공 폴은 굉장히 예민하고 여성스러운 면이 있으며 로렌스가 의식적으로 자신의 섬세한 여성성을 더 강한 남성성으로 포장하는 면이 있다고 역자는 해석한다.
정덕애(본심사위원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