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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_34

돈 후안 외

El burlador de Sevilla y convidado de Piedra

티르소 데 몰리나 ,전기순

352쪽, B6, 13,000원

2010년 06월 25일

ISBN. 978-89-324-0364-9

이 도서의 판매처

스페인 황금 시대의 대표 극작가 티르소 데 몰리나 그의 가장 유명한 희곡 두 편 17세기 스페인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극작가 티르소 데 몰리나의 희곡 [돈 후안]과 [불신자로 징계받은 자]가 전기순 교수(외대 스페인어과)의 번역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나폴리에 파견된 세비야의 기사 돈 후안은 어둠을 이용, 자신을 정혼자인 옥타비오 공작이라고 속인 뒤 이사벨라 공작 부인과 관계를 갖는다. 뒤늦게 자신이 속았음을 안 이사벨라는 경비병을 부르지만 돈 후안은 무사히 나폴리를 빠져 나간다. 스페인으로 도망가던 중 배가 난파되어 실신한 돈 후안을 어촌 처녀 티스베아가 치료해 주고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한다. 결혼을 약속하며 유혹하는 돈 후안에게 티스베아는 모든 것을 맡기지만 돈 후안은 그녀를 소유하고 나서는 미련 없이 길을 떠난다. 세비야로 돌아온 돈 후안. 친구인 모타 후작과 함께 사창가를 배회할 때, 그는 모타가 도냐 아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고, 손에 들어온 도냐 아나의 편지를 이용해 친구를 대신해 그녀가 청한 밀회 장소로 가는데...... 

 

돈 후안은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등과 함께 서구 문화의 신화적 아이콘 중 하나이다. 뒷날 몰리에르, 바이런, 모차르트, 푸슈킨은 저마다 특색 있는 돈 후안 이야기를 창조하게 되는데, 이야기의 원형을 제시한 것이 바로 티르소의 걸작 희곡이다. 끝없는 성적 욕망을 가진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유럽 전역에 다양한 판본으로 퍼져 있었다. 티르소는 구전하던 해골의 초대와 끝없는 욕망을 가진 사나이를 한 작품 속에서 재창조해 낸 것이다. 그의 기여를 통해, 돈 후안은 명백한 죽음의 위협도 두려워하지 않고 신에게도 굴복하지도 않는 인간 의지의 대표자로 간주되었고 그의 방탕과 천벌 이야기는 형이상학적 차원으로 고양되기에 이르렀다. 돈 후안의 의지가 너무나 강렬했으므로 주변 인간들은 개인으로서는 물론이고 집단으로서도(국가조차) 그에게 대적할 수가 없었다. 그를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신의 개입이 필요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희곡은 이런 개입이 있을 수 없는 현실에서 근대인의 의지를 무엇으로 제어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듯하다. 한편 이 책에는 티르소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국내 초역인 [불신자로 징계받은 자]도 수록되어 있다.

돈 후안, 석상에 초대받은 세비야의 유혹자
불신자로 징계받은 자


해설: 세속과 성직 사이에서
판본 소개
티르소 데 몰리나 연보

저자

티르소 데 몰리나

돈 후안 이야기의 원형을 세운 티르소 데 몰리나는 스페인 최대의 극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출생 시기는 1580년경으로 추정되지만 논쟁의 대상이다. 그의 본명은 가브리엘 테예스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의 성을 따른 그의 유년 시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가톨릭 사제가 된 테예스는 연극에 취미를 갖게 되어 티르소 데 몰리나라는 필명으로 희곡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의 초기작으로 생각되는 1611년경의 작품들에는 이미 미성숙한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서인도 제도로 파견되어 3년간 봉직하는 등 사제로서의 의무에 충실하면서도 열정적으로 희곡의 집필을 계속했다. 1624년 발간된 첫 작품집의 서문에서 그는 자신이 이미 3백 편을 집필해 놓았노라고 호언했다. 이 시기가 작가로서 그의 전성기였다.
그의 희곡이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종단에 의해 “앞으로 종교극만 쓰라”는 징계를 당하는 1625년은 그의 인생의 중대한 전기가 되었다. 다음해 그는 복권되었고 집필과 출판도 허락되었지만, 작품의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내용적으로는 신의 심판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나타났다. 여기 소개하는 [돈 후안, 석상에 초대받은 세비야의 유혹자](1630)와 [불신자로 징계받은 자](1635)는 티르소가 당시 경험한 압박과 갈등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후 티르소는 사제로서 종단의 고위직에 오르며 종단의 역사를 집필했고, 1648년 수도원장으로 죽었다. 4백 편에 달했으리라 생각되는 그의 작품 중 현재 전해지는 것은 약 80편뿐이다. 티르소의 위대함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불멸의 인간상을 창조해 낸 데 있다. 당대에는 로페 데 베가와 겨루는 인기 작가였고, 외국에서도 아류작들을 낳게 할 만큼 유명했지만 한동안 그의 존재는 잊히는 듯했다. 그가 스페인 최대의 극작가로 재평가된 것은 사후 2백 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역자

전기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라파엘 모랄레스 시의 리듬 연구에 대한 기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세계의 소설가』(공저, 2000), 『환멸의 세계와 매혹의 언어: 붐 이후 라틴아메리카 소설』(공저, 2005)이 있고, 세르히오 피톨의 『사랑의 행진』(2007) 외 다수의 역서가 있다. 『스페인 사회시 연구』, 『기사소설 아마디스 데 가울라의 사회사적 의미』, 『알모도바르의 삼부작』, 『보르헤스 영화론』 외에 스페인, 중남미 문학과 영화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있고, 현재는 스페인 황금세기 문학과 스페인 및 중남미 영화 그리고 스페인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