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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팝의 고고학 1970

신현준, 최지선

596쪽, 150*215mm, 30,000원

2022년 05월 30일

ISBN. 978-89-324-7469-4

이 도서의 판매처

1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개정・증보판 
네 권짜리로 업그레이드된 한국 대중음악 통사 

‘한국 팝의 고고학’ 시리즈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세밀히 살핀 저작으로, 2005년 ‘1960’, ‘1970’편 출간 당시 그 시대를 파고든 내실 있는 역작으로 평단과 대중에게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마치 고고학의 ‘발굴’ 작업과도 같은 치열한 자료 수집과 대중음악 관계자들과의 대면 인터뷰, 정치적・사회적・문화적 맥락에 따른 심도 있는 해석은 확실히 기존에 나온 책들과 차별화되는 요소였다. 이 책의 절판을 아쉬워하던 독자들의 요구에 힘입어 개정판 출간이 기획되었고, 저자들은 여기에 더해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관찰하고 정리해 나갔다. 기존에 냈던 두 권을 수정, 보완했고 ‘1980’편과 ‘1990’편을 새로 만들어 시리즈를 네 권짜리로 업그레이드했다.
이 책은 사실과 무관하게 신화를 덧입히기보다 사실 속으로 깊고 넓게 들어가는 작업을 통해 흐릿했던 우리 대중음악의 풍경에 뚜렷한 윤곽과 촘촘한 세부를 그려 넣는다. 우리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살펴보는 일은 단순히 추억을 회상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과 위상을 확립하는 일과 다름없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때 그 시절, 그들이 있었다. 


팝 혁명부터 세기말의 격정까지 
한국 대중음악계의 흥미진진한 시나리오 

‘한국 팝’이라는 용어의 기원을 찾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저자들은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언론에서 한 ‘팝 칼럼니스트’가 당시 한국 대중음악의 상황을 ‘팝 혁명’이라고 지칭한 것에 주목한다. 이때 팝이라는 단어가 수입된 서양(미국)의 팝인지, 변형되고 가공된 ‘번안된 팝’인지, 아니면 충분히 토착화된 팝인지는 불분명하다. 아마도 이 모두를 포괄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추측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1960년대를 거치면서 일어난 문화적 분출이 한국의 대중문화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1960년대에 문화적으로 씨를 뿌리거나 싹을 틔우고 있었던 음악적 실천들은 1970년대에 미학적으로 만개한다. 이처럼 『한국 팝의 고고학 1960』에서는 한국의 ‘팝 혁명’이라 지칭될 만한 흥미로운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이 편은 미8군 무대에서 양악을 노래하던 음악인들의 모습으로 시작해 신중현으로 대표되는 소울가요를 지나 포크 이야기로 막을 내린다. 이어지는 ‘1970’편은 자작․자연의 자의식과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포크로부터 시작해 대마초 파동으로 굴곡진 가요계의 풍경을 지나 대학가요제와 산울림을 조명하고, 김민기와 조동진 등의 언더그라운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기성과 청년 등이 날카롭게 대립하던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다면적 모습이 앞의 두 권을 통해 조명된다. 이후 저자들은 ‘장르’와 ‘장소’, ‘인물’을 연결 지어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의 면면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한다. 여의도와 조용필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1980’편은 김현식, 유재하, 어떤날 등을 망라하며 대중음악 장르와 트렌드의 발생과 소멸을 도시 공간과 장소의 변화와 엮어내는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 주는데, 영동, 정동, 광화문, 신촌, 대학로, ‘강북’, ‘강남’, 방배동을 거쳐 이태원의 화려한 밤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1990’편은 압구정동과 신해철의 음악 이야기로 시작해 댄스, 록, 발라드, 아이돌, 힙합 등의 키워드를 거쳐 홍대 앞 등에서 활약한 일군의 인디 음악가들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온갖 장르가 장소를 가로질러 흘러 다니고 뒤섞였던 세기말, 그 시대의 격정과 우울과 희망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대중음악의 역사는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 가수를 중심으로 
서술되는 것을 넘어서야 정의롭다” 

『한국 팝의 고고학 1990』의 공동 저자로 참여한 김학선은 후기에서 이 책의 집필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털어놓는다. “나는 지금까지 줄곧 주장하는 형식의 글을 주로 써 왔다. 이 음반은 이래서 좋고, 이 음악은 이래서 아쉽다는 얘기를 주로 반복해 왔지만, 『한국 팝의 고고학』은 전혀 다른 방식의 글쓰기가 필요했다. 글이란 걸, 책이란 걸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다시 배운 시간이었다. 얼마나 치열하게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 그걸 연결하는지를 배웠다.” 이 시리즈는 그렇게 발굴해 낸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물처럼 얽혀 있는 사실들의 타래를 풀어내어 예리한 시각과 함께 버무린 결과물이다. 음반 사진과 음반 상세 정보, 언론 기사, 관련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글과 함께 배치했고, 각 장 말미에는 본문에서 언급된 음악인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손석우, 김대환, 신중현, 서병후, 이장희(이상 ‘1960’편), 조용필, 안건마, 강근식, 김창완, 배철수, 조동진(이상 ‘1970’편), 나미, 들국화, 한영애, 엄인호, 신대철(이상 ‘1980’편), 신해철, 장필순, 김재선과 김재만, 한경록(이상 ‘1990’편) 등 다양한 음악인들의 심층 인터뷰에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대한민국 대중음악 씬의 뒷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한국 팝의 고고학』은 스타 중심의 서술을 넘어서서 그동안 대중음악계에서 많은 활약을 했지만 크게 조명받지 못했던 창작자, 연주인, 언론인 등 다방면의 사람들을 고르게 조명한다. 우리 대중음악의 윤곽이 그동안 흐릿했던 이유는 이들의 노력을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 책이 비로소 깨닫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는 충분하다.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제1장 포크, 자작·자연의 자의식과 사회 비판의 메시지
3선 개헌에서 10월 유신을 거쳐 긴급 조치로……
‘최경식·김진성 사단’ 그리고 자작·자연의 자의식
정성조: 포크와 록의 우연한 만남
포크, 언더그라운드로?
[인터뷰] 재즈의 ‘메신저’, 포크 록의 산파: 정성조
[인터뷰] 한국 모던 포크 송라이팅의 시원: 김광희

제2장 소울·사이키, 포크와 합성하여 한국적 팝으로?
‘소울 싱거’와 ‘포크 싱거’ 배후의 신중현과 그 사나이들(The Men)
소울과 포크, 혼성 혹은 혼란
김 트리오(김대환 트리오), 그리고 조용필과 최이철의 가요계 데뷔
그룹사운드 히트곡
[인터뷰] 가왕(歌王)으로 등극하기 이전의 비사를 말하다: 조용필
[인터뷰] 걸출한 알앤비/소울 보컬리스트의 40년 외길 회고담: 박광수

제3장 고고 클럽, 한밤의 혁명 혹은 하룻밤의 꿈
1971년, 긴 머리를 자르고 마지막 잔치를 벌이다
모든 것은 닐바나로부터 시작되었다!
고고 클럽의 하위문화?
그룹사운드, 지하에서 자기 증식하다
‘가요 정화 운동’과 ‘퇴폐 풍조 단속’
[인터뷰] 그룹사운드의 푸른 용과의 긴 채팅: 박명길
[인터뷰] 기타 신동의 후일담: 김석규

제4장 포크송과 그룹사운드, 만나고 헤어지다
1973~1974년 포크 빅뱅!
메이저 음반사에서 제작된 ‘포크 가요’
애플프로덕션과 이종환, 김희갑과의 만남
애플프로덕션과 이종환, 안건마와의 만남
이종환 사단과 쉘부르,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인터뷰] ‘포크’ 명반의 전설적 편곡자와의 ‘Long Distance Call’: 안건마

제5장 포크 록의 절정, 오리엔트 사운드
‘동방 박사’ 나현구 사장
동방의 빛, 오리엔트스튜디오의 ‘하우스 밴드’
오리엔트의 경제학과 미학: 최소 인원으로 최대 효과
포크의 훼절? 아니 ‘포크 록’의 유산(流産)
[인터뷰] ‘포크 록’의 東方之光(동방의 빛)을 찾아서: 강근식
[인터뷰] 1970년대 포크의 순수한 결정: 현경과 영애의 박영애

제6장 아! 대마초, ‘토착화된 팝’의 유산(流産)과 유산(遺産)
1975년 10월, 엽전들과 검은 나비, ‘매머스 리싸이틀’
유신 정권, 불온을 처단하고……
유신 정권, 퇴폐를 단죄하다
‘포크’와 ‘로크’, ‘외래 풍조’라는 공격을 능가하다
‘로크’와 ‘포크’, 대마초 파동으로 좌초하다
[인터뷰] 프런트맨보다 더 중요한 사이드맨: 이남이
[인터뷰] 그룹사운드계 보스의 회고: 조갑출

제7장 대마초 파동 이후 ‘트로트 고고’
1976~1979: 대중음악계, 불황의 긴 터널
킹, 서라벌과 손잡고 살아남다: 조용필 그리고 윤시내
안타프로덕션: 그룹사운드 연주인, 비즈니스맨이 되다
1970년대 말, 1세대 그룹사운드의 쓸쓸한 뒤안길
[인터뷰] ‘영 사운드’로부터 ‘코리안 사운드’로: 안치행
[인터뷰] 그룹사운드 올스타, ‘안타(hit)’ 제조기: 김기표

제8장 제1회 대학가요제와 산울림
19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
명문대 대학생들의 ‘딴따라’ 진출기: 스푸키스, 엑스타스 그리고 들개들
‘1977년의 그랑프리’ 샌드 페블스의 기원을 찾아
공동(空洞)에 불어닥친 파란
산울림: 산울림에서 산맥으로
[인터뷰] 개구쟁이 로커와의 한낮의 몽중 대화: 김창완
[인터뷰] 초창기 캠퍼스 그룹사운드의 숨은 증인: 백광우

제9장 소울에서 훵크로, 훵크에서 디스코로 그리고 사랑과 평화
여가수 배후의 그룹사운드
소울, 노만기획에서 마지막 불꽃을 피우다
사계절, 까치소리, 비둘기 그룹
여성 그룹사운드의 유행
사랑과 평화, 그리고 이장희 사단
1970년대의 결산 혹은 1980년대의 예시
[인터뷰] 훵키 록의 혁신자: 최이철
[인터뷰] 한국 대중음악의 ‘이론가’, 그 40년의 실천들: 신병하

제10장 캠퍼스 그룹사운드의 집단적 목소리
1978년 「제1회 TBC 해변가요제」
활주로를 바라보며 세상 모르고 살던 사람들
블랙 테트라 혹은 훵키한 외인구단
코리안 스톤스 혹은 고인돌
캠퍼스 그룹사운드, 직업적 그룹사운드로 변신하다
[인터뷰] DJ 철수, ‘젊음의 우상’ 시절의 세상만사: 배철수
[인터뷰] 1980년대 언더그라운드 씬의 대표 기타리스트: 이영재

제11장 마지막 명동파 그리고 신촌파
‘포크’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이정선과 ‘이정선 차일드’
Interlude: 정태춘
신촌파: 1970년대의 ‘얼터너티브’ 씬
[인터뷰] 예외적 포크 싱어, 어쿠스틱 블루스맨: 이정선
[인터뷰] 음악의 원류를 찾는 여행: 오세은

제12장 언더그라운드, 따로 그리고 같이 암중모색 혹은 이합집산하다
김민기, 돌아오다
조동진, 우뚝 서다
따로또같이, 참새를 태운 잠수함 그리고 명륜동파
언더그라운드: 자의식에서 태도로
[인터뷰] 베테랑 키보디스트, 스튜디오의 마술사: 이호준
[인터뷰] 기나긴 기다림, 짧은 만남 그리고 긴 여운: 조동진

개정판 후기
참고 문헌
참고 음반

저자

신현준

1970년대는 청년 반(反)문화에 심취했고, 1980년대는 세상을 혁명하려고 했고, 1990년대는 대중문화 비평으로 젠체했다. 2005년 『한국 팝의 고고학』을 저술한 이후로는 성공회대학교에서 조용히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의 종수는 꽤 많고 주제의 종류는 그의 성격만큼이나 산만 혹은 다양하다.

저자

최지선

1990년대에 명륜동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시는 물론 가요와 팝 음악 모두 사랑했다. 대학원에서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미학과 접목해 보려는 시도는 매듭짓지 못했고, 몇 차례의 회사 생활도 금세 접었어도, 대중음악에 대한 글쓰기는 포기하지 못했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일을 동료들과 함께 하는 동안 괴로웠지만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