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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사상고전_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PAREGA UND PARALIPOMENA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홍성광

520쪽, A5, 18,000원

2013년 02월 15일

절판

ISBN. 978-89-324-5265-4

이 도서의 판매처

니체와 프로이트, 채플린의 스승이자 인생을 즐긴 현실주의자 
“사회를 이해하려면 마르크스를 읽고, 인간을 이해하려면 쇼펜하우어를 읽어라”

염세주의자로만 알려진 쇼펜하우어의 진면목을 복원하는 인생철학의 정수
쇼펜하우어만의 유쾌한 행복의 기술과 명랑한 삶의 예지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은 쇼펜하우어에게 세속적인 성공을 안겨준 『소품과 부록(Parerga und Paralipomena』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소품(Parerga)’에서 삶의 지혜를 위한 아포리즘(Aphorismen zur Lebensweisheit)을, ‘부록(Paralipomena)’에서 인생과 관련되는 여러 유익한 글들을 추려서 실었다. 두 부분은 알기 쉽게 ‘행복론’과 ‘인생론’으로 칭했다. 6년간 작업해 완성한 『소품과 부록』도 원래는 그의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나중에 덧붙여 실으려고 했으나, 주저의 새 판을 찍을 기회가 없어 보여 1851년 따로 출간되었다. 

쇼펜하우어는 삶의 지혜라는 개념을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위한 기술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러한 기술을 가르치는 지침을 행복론이라고 부른다. 행복한 생활에 집착하는 것은 행복한 생활 자체 때문이지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만은 아니라며, 그렇기 때문에 행복한 생활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제1부 행복론에서 행복의 조건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제시한다. 첫째, 인간을 이루는 것, 즉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인격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건강, 힘, 아름다움, 기질, 도덕성, 예지가 포함된다. 둘째, 인간이 지니고 있는 것, 즉 재산과 소유물을 의미한다. 셋째, 인간이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 즉 타인의 견해를 말하는 것으로, 그것은 명예, 지위, 명성으로 나누어진다. 특히 “훈화와 격언”라는 별도의 장에서는 우리 자신에 관한 우리의 태도, 타인에 대한 우리의 태도, 세상 돌아가는 형편과 그 운명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2부 인생론에서 사람의 참된 본질, 생존의 허망함, 세상의 고뇌, 자살, 삶에의 의지의 긍정과 부정, 종교, 박식함과 학자, 독자적 사고, 저술과 독서와 책, 여성, 교육, 우화와 자작시 등 인생의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며, 촌철살인의 진단과 까칠한 풍자를 이어간다. 특히 종교의 계시, 기독교, 유신론,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 등 종교의 여러 이야기를 다룬 점이 이채롭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은 1853년에 영국의 옥센포드가 급진파 신문 「웨스트민스터 리뷰」지에 실은 ‘독일 철학에서의 우상 파괴’라는 소개 글 덕분에 오늘날까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되었다.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고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덴마크의 키르케고르는 1854년에 “문학 잡담꾼이나 기자와 작가들이 쇼펜하우어 때문에 바빠졌다”고 썼다. 이 책으로 쇼펜하우어 철학이 마침내 19세기 중반부터 유럽을 석권하게 되었고, 니체와 프로이트, 채플린에게까지 큰 영향을 주었다.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이자 냉철한 처세서
“어차피 비열한 사람이 출세한다.”, “무지한 부자는 짐승과 같다.”

통념과 달리 쇼펜하우어는 매서운 인간 현실에 맞대어 명랑하고 건강한 인간상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때로는 『논어』처럼 깊은 통찰력으로, 때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처럼 냉철하게 정곡을 찌르는 쇼펜하우어의 논리와 어조는 매력적이다.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통
찰하는 잠언들은 세상을 보는 지혜이자 처세서로도 읽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결국 철저히 비열해야 출세할 수 있음을 간파한 쇼펜하우어는 출세하려면 호의, 친구, 연줄을 얻어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 “아무것도 지닌 게 없는 빈털터리는 자신이 열등하고 무의미하며 무가치하다고 확신하므로 출세에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는 예의의 탈을 쓰고 뻔질나게 머리를 숙이며 허리를 90도로 굽힌다. 그런 자만이 자신의 윗사람이 쓴 졸작을 걸작이라며 큰 소리로 공공연하게 찬양한다. 그런 자만이 구걸하는 요령을 터득하고 있다.” 

인간은 너그럽게 대하면 버릇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어린아이와 비슷하다고 강조한다. “타인을 너무 관대하거나 다정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 대체로 돈을 꿔달라는 부탁을 거절한다고 해서 친구를 잃어버리지는 않지만, 돈을 꿔주면 금방 친구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와 마찬가지로 거만하게 다소 소홀히 하는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쉽게 친구를 잃어버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너무 친절하고 싹싹하게 대하면 상대가 오만하고 참을 수 없는 태도를 취해 의 상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는 사람과의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다음과 같은 취지의 우화를 쓴다. “어느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은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서로 바싹 달라붙어 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그들의 가시가 서로를 찌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떨어졌다. 그러자 그들은 추위에 견딜 수 없어 다시 한 덩어리가 되었다. 그러자 가시가 서로를 찔러 그들은 다시 떨어졌다. 이와 같이 그들은 두 악(惡) 사이를 오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상대방의 가시를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했다.”

쇼펜하우어는 천민자본주의의 도래를 마치 예견한 것처럼 오직 현금주의에 빠진 인간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비판한다. “무지한 자가 부유한 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무지는 인간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가난과 궁핍에 얽매인다. 그의 경우에는 성과가 지식을 대신하므로 가난한 자는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에 몰두한다. 반면 무지한 부자는 단지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만 살아가며, 그런 자는 짐승과 같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매일같이 목격할 수 있다.”

책으로 철학하는 사람의 오류를 지적하며, 독자적 사고를 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견해에서 나중에 생기는 권위로 힘이 실린다고 말한다. “책에만 매달리는 철학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주워 모은 견해들을 가지고 하나의 전체 체계를 만드니까 그 견해들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그 체계는 서로 다른 재료로 짜 맞춘 로봇과 같은 반면, 독자적 사고를 해서 만든 체계는 갓 태어난 살아 있는 인간과 같다.”

인간이 인생의 뒤안길에서 깨닫게 되는 어리석은 진실은 무엇일까? 쇼펜하우어는 적절한 비유로 씁쓸한 인생의 본모습을 밝힌다. “우리 인생의 여러 장면은 거친 모자이크 그림과 같다. 가까이서 보면 아무런 매력이 없고 멀리서 보아야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열망하던 것을 얻으면’ 그것이 공허한 것임을 알게 되어,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것을 기대하며, 동시에 때로는 지나간 것을 후회하는 심정으로 그리워하기도 한다.”

“이 사람을 보라! 그는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았노라!”

쇼펜하우어는 밤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파니샤드』를 읽었으나, 침대의 베개 밑에는 장전한 권총을 두고 밤손님에 대비하기도 한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일찍부터 쇼펜하우어 철학을 정확히 이해한 아인슈타인은 그의 책에 영감을 얻어 상대성 이론을 구상했다고 한다. 또한 쇼펜하우어의 정신과 유사한 점이 많은 푸시킨을 계승한 톨스토이의 서재에는 쇼펜하우어의 초상화만 걸려 있었다고 한다. 
특히 니체는 장차 쇼펜하우어가 헤겔보다 더 유명해질 것이라고 말했으며, 쇼펜하우어의 시 <피날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답시로 그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본문 476쪽 수록). 

나는 이제 여정의 목적지에 지쳐 서 있다.
지친 머리는 월계관을 쓰고 있기도 힘들구나.
그래도 내가 했던 일을 기쁘게 돌아보는 것은,
누가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
-<피날레>(쇼펜하우어, 1856)

그가 가르친 것은 지나갔으나, 
그가 살았던 것은 남으리라. 
이 사람을 보라!
그는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았노라!
-위 시에 대한 니체의 응답 시(1888)

판본은 독일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1986년에 나온 쇼펜하우어 전집 제4권과 제5권을 사용했다. Arthur Schopenhauer: Parerga und Paralipomena I, II.(Suhrkamp, 1986).


<인물평>

이보게, ‘글을 잘 쓴다’고 해서 정말이지 쇼펜하우어 철학 체계에 대한 비판의 글을 쓰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아. 게다가 이미 이야기된 엄청난 양의 쓰레기 더미를 내던지는 나의 능력을 자네가 믿는다면, 내가 이 ‘일급의 천재’에게 품고 있는 존경심을 자네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야. 
- 프리드리히 니체

오늘날 내가 단 한 명의 철학자만 선택해야 한다면, 쇼펜하우어를 택할 것이다. 
-호르헤 보르헤스

쇼펜하우어의 사상은 무한히 현실적이다…그의 철학은 젊은이가 오늘날 예감하고 있는 것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 막스 호르크하이머

나는 쇼펜하우어를 ‘현대적’이라고 불렀다…그를 미래적이라 불러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개성의 요소들, 그것의 어스름한 연관성, 그의 내부에서의 볼테르와 야콥 뵈메의 혼합, 가장 하부에 있는 것과 가장 어두운 것을 알리는 고전적이고 명료한 그의 산문의 역설, 인간의 이념에 대한 경외심을 결코 부정하지는 않는 그의 자존심 강한 인간 혐오, 요컨대 내가 그의 비관적 인도주의 정신이라 칭한 것이 내게는 미래의 분위기가 가득한 것으로 생각된다.
- 토마스 만

“무의식적 정신 과정을 가정한 사실이 학문과 삶에 커다란 파장을 가져올 것임을 분명히 의식한 사람은 극소수였다. 그런데 덧붙여 말하자면 정신분석이 맨 먼저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었다. 몇몇 유명한 철학자, 무엇보다도 위대한 사상가 쇼펜하우어를 그 선구자로 들 수 있다. 그의 무의식적인 ‘의지’는 정신 분석에서 말하는 정신적 충동과 같은 말이다. 그것 말고도 그 사상가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과소평가되는 성적 본능 의미를 거듭 강조하여 상기시켜주었다.”
- 지크문트 프로이트

“나는 지금 쇼펜하우어가 인류 중에서 가장 천재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하네. 나는 쇼펜하우어의 글을 읽으면서 왜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아마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세상에는 바보들만 있기 때문일 거야.”
- 톨스토이
제1부 행복론–삶의 지혜를 위한 아포리즘
머리말
제1장 기본 분류
제2장 인간을 이루는 것에 대하여
제3장 인간이 지니고 있는 것에 대하여
제4장 인간이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에 대하여
제5장 훈화와 격언
1. 일반적인 것 | 2. 우리 자신에 관한 우리의 태도 | 3. 타인에 대한 우리의 태도 |
4. 세상 돌아가는 형편과 그 운명에 대한 우리의 태도
제6장 나이의 차이에 대하여

제2부 인생론
제1장 우리의 참된 본질은 죽음에 의해 소멸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하여
제2장 생존의 허망함에 대하여
제3장 세상의 고뇌에 대하여
제4장 자살에 대하여
제5장 삶에의 의지의 긍정과 부정에 대하여
제6장 종교에 대하여
1. 신앙과 지식 | 2. 계시 | 3. 기독교에 대하여 | 4. 유신론에 대하여 |
5.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
제7장 박식함과 학자에 대하여
제8장 독자적 사고
제9장 저술에 대하여
제10장 독서와 책에 대하여
제11장 여성에 대하여
제12장 교육에 대하여
제13장 비유, 파라벨, 우화
제14장 몇 편의 시

해설 인생을 즐긴 현실주의자 쇼펜하우어의 행복론
쇼펜하우어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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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Arthur Schopenhauer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 실존 철학은 물론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19세기 서양 철학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1788년 단치히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793년 함부르크로 이주해 성장했고, 아버지의 바람에 따라 한동안 상인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1805년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학자가 되기 위해 김나지움에 입학했다. 1811년 베를린대학교에 들어가 리히텐슈타인, 피셔, 피히테 등 여러 학자의 강의를 들었고, 1813년 바이마르에서 괴테와 친교를 나누며 색채론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1819년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출간한 후 1839년 현상 논문 「인간 의지의 자유에 대하여」로 노르웨이 왕립학회로부터 상을 받았다.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하던 쇼펜하우어는 1851년 출간한 『소품과 부록』 덕분에 사망하기 몇 년 전에서야 일약 국제적인 유명 인사가 되었다. 1860년 폐렴으로 숨진 후 프랑크푸르트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은 『소품과 부록』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소품’에서 삶의 지혜를 위한 아포리즘을, ‘부록’에서 인생과 관련된 유익한 글들을 추려서 실었다.

역자

홍성광

서울대학교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글 읽기와 길 잃기』가 있다. 역서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문장론』, 니체의 『니체의 지혜』·『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덕의 계보학』,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노벨레』·『이탈리아 기행』, 헤세의 『청춘은 아름다워』·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등, 뷔히너의 『보이체크·당통의 죽음』, 토마스 만의 『마의 산』·『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카프카의 『성』·『소송』·『변신』, 실러의 『빌헬름 텔·간계와 사랑』 등이 있다.